[미디어펜=김소정 기자]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유세 일정이 시작되는 17~18일 이틀간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같은 지역을 다른 동선으로 이동하는 광폭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안 후보는 17일 광화문에서 출근길유세를 시작으로 전주와 광주를 각각 찾아 발대식을 열면서 안방 공약에 먼저 집중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대전을 거쳐 대구를 방문해 첫 유세 일정을 마감한다.
문 후보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대전과 수원을 거쳐 서울 광화문에서 첫날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8일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전주와 광주를 각각 찾는다. 첫날 이동거리는 약 700㎞, 이튿날은 약1300㎞이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취약지에서 유세를 시작하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문 후보는 첫날 지방을 돌다 퇴근시간에 맞춰 서울 광화문광장에 등장해 1만5000명 지지자와 당 지도부가 모두 집결해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따라서 이날 안 후보가 대구에서 어떤 피날레를 장식할지도 주목된다.
두 후보의 동선이 광화문을 상징적으로 삼되 대구, 전주와 광주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남은 선거기간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등록 직전 지지율 때문이다.
최근까지 조사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안 후보보다 앞섰지만 유독 대구경북(TK)지역에서 뒤졌다.
한국갤럽이 14일 TK에서 낸 결과는 안철수 48%, 문재인 25%, 홍준표 8%, 심상정 6%, 유승민 1% 순이다. 리얼미터가 13일 밝힌 TK 조사에서는 안철수 40.1%, 문재인 30.5%, 홍준표 13.3% 순이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TK는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로 계속 말을 갈아타고 있다. ‘반문’ 정서 속에 당선 가능한 보수후보 또는 보수에 가까운 후보를 끊임없이 물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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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유세 일정이 시작되는 17~18일 이틀간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같은 지역을 다른 동선으로 이동하는 광폭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사진=연합뉴스 |
문 후보가 첫 유세지로 적진인 대구를 선택한 것은 TK에서 지지율 반등을 꾀한 것으로 이곳에서 문 후보는 자신의 최대 약점인 “진짜보수” 설파로 정면돌파를 꾀했다. 그는 단상에서 “보수에 30년동안 무한지지를 보냈지만 대구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에서 무려 24년간 전국 꼴찌”라며 “이번 대선은 유능한 진짜 안보 문재인과 무능한 가짜 안보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보수정권도 못한 지역경제 살리기를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할 수 있겠냐는 식으로 TK의 아픈 곳을 공략한 것이다. 또 문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의 대결” 프레임으로 호소작전을 폈다.
이 시간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안방이면서도 문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호남에서 강력한 유세전을 펼쳤다. 지난 총선 때 호남 지역구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이 휩쓸었지만 안 후보는 최근까지 이곳에서 문 후보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52% 안철수 38%’, 리얼리터 조사에서 ‘문재인 47.2% 안철수 44.8%’이다.
안 후보 측은 대구에서 박지원 정동영 의원 등 당 지도부가 총집결해 ‘문재인의 거짓말’을 내세워 문 후보를 깎아내리면서 동시에 호남표심 호소에 전력을 다했다. 특히 박 대표는 “문재인이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며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어야 전북 출신 인사가 차별을 안받는다”고 했다.
여기에 안 후보는 ‘김대중 정신’을 말하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IT 강국을 만들어 20년 먹거리를 만드셨다. 이제 새로운 20년 먹거리가 필요하다”며 “혁신의 전쟁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자신이 있다. 그것이 김대중 정신이고, 호남 정신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양강구도로 대결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첫 유세의 전략은 결국 ‘확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게다가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보수표심에서 확장성을 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드러났다.
그동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해왔던 문 후보가 17일 “유능한 진짜 안보”를 외쳐 승부수를 띄운 TK에서 안 후보가 18일 어떻게 피날레를 장식하느냐에 따라 첫 유세의 승패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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