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북핵 보수정권탓? DJ·盧정권 70억달러·기술축적시간 무시말라"
유승민 "사드반대, 국민생명이 협상카드냐…대북결재 진실 밝혀질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진행된 후보자간 TV토론에서 북핵 위기 책임론·북한인권결의안 대북 결재 의혹·일심회 간첩단 사건 조사 저지 의혹으로 타 후보자들의 집중적인 검증 공세에 직면했다.

이날 오후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협회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 4차 토론회에서 '안보 비전을 보여달라'는 공통 질문을 받고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안보무능 정권'으로, 구(舊) 여권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가짜 안보세력'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홍준표 후보는 북핵 위기가 보수정권 탓이라는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북핵 위기는 김대중(DJ)·노무현 정권이 70억달러 이상 돈을 퍼줬기 때문이다. 핵을 하나 만드려면 2~3억달러가 드는데 북한에 돈이 없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핵실험을 처음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네번 했는데, 3~5년 정도 기술 축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그걸 왜 (보수정권) 탓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받아쳤다.

유승민 후보도 "문 후보의 지적은 일부 인정하지만 북핵과 미사일 개발을 분명히 짚어야 한다"며 "북한은 1958년부터 소련에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해 일관되게 핵 개발을 해온 나라"라고 가세했다.

이어 "DJ는 '북한이 핵을 개발할 능력도, 의사도 없고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씀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DJ·노무현 전 대통령은 좋게 말해 북한에 속아서 현금을 다 퍼주는 사이 핵·미사일의 기초 개발이 다 됐고 그 증거가 2006년 1차 핵실험이고 그 이후 핵을 고도화·소형화·경량화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드도 반대하고 중국과 외교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되면 무슨 수로 북핵과 미사일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냐"고 문 후보에게 따졌다.

   
▲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사진=JTBC 방송 캡처


문 후보는 이에 답변하지 않고 "북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10년간 연기하지 않았느냐"라며 "사드 배치가 필요하면 왜 자체적인 방어체계에 노력하지 않았나. 유 후보가 국회 국방위원장 할 때 뭐 했느냐"라고 받아넘겼다.

유 후보는 자신이 KAMD와 킬체인 추진에 노력했다고 밝힌 뒤 "자꾸 모든걸 이명박·박근혜 정부 책임이라는데 아마도 정권교체 프레임이 연관된 것 같다"고 의구심을 드러낸 뒤 "북의 핵미사일이 실전배치가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곧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도 할 정도로 고도화됐다고 본다"면서도 "노무현 정부 때 핵실험은 초기단계였고 미사일로 쏠 능력을 갖춰준 건 이명박·박근혜 정부"라고 재차 책임론을 제기했다.

유 후보가 "그 점은 너무나 사실이 아니다"며 "핵미사일 실전배치 가능성은 높다면서 사드는 왜 반대하느냐"고 따지자 문 후보는 "다음 정부로 미룬다는 것"이라며 "(KAMD 완성보다) 사드부터 배치하자는 것이냐"고 되받았다.

유 후보는 이에 "그래야 국민생명을 보호한다"며 "그게 무슨 협상 카드냐. 국민 생명을 협상 카드로 쓰는 대통령이 어딨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에서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타격해도 중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것을 거론한 뒤 "코리아 패싱이라고 아느냐"고 문 후보에게 물었다.

문 후보가 "모른다"고 답하자 유 후보는 "오늘 북한 인민군 창군일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중요한 문제(선제타격) 얘기를 하면서 아베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우리나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겐 전화 한 통화 안 했다. 중국 관영 신문에서는 선제타격이 된다고 얘기한다"고 우리나라를 배제한 채 돌아가는 국제사회의 대북 동향을 설명했다.

이밖에 유 후보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과 청와대 문건 공개로 불거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 파문을 거론, "문 후보가 거짓말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앞으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앞서 문 후보에게 KBS 토론 때도 6가지 거짓말을 지적했는데 일심회 사건도 거짓말을 한다"며 "간첩단 사건 수사를 (노 전 대통령이)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을 해임시키면서 막은 사건이다. 문 후보가 대통령비서실장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때(2006년 10월) 저는 청와대 있지도 않았을 때다. 왜 그렇게 거짓말하느냐"고 맞받았다. 실제로 문 후보는 2006년 5월까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고, 2007년 3월부터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후보는 "(인터넷에) 위키리크스에 가서 찾아보라. 일심회 사건 당시 문 후보가 노 전 대통령과 사건 은폐를 위해 김승규 전 원장을 해임시킨 사건"이라고 거듭 추궁했고 문 후보는 "그런 게 어디있나. (없다고) 확인됐으면 사과할 줄 알아야지"라고 기싸움을 벌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동성애에 관한 입장 문제로 타 후보들에게 추궁당하기도 했다. 홍 후보가 우선 '군내 동성애가 국방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동성애에 반대하나'라는 질문에도 "반대한다"고 두 번에 걸쳐 확인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시청 앞에서 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문 후보는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를 줬지 차별은 금지하자는 것이다. 그것(동성애)을 인정하는 거와 같느냐"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또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에 제출한 게 사실상 동성애 허용법인데 민주당에서 제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차별 금지와 합법을 구분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홍 후보가 "분명히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거듭 묻자 문 후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이라며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한 차별금지법 공약에서 후퇴한 문 후보에게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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