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 1Q 적자로 '골치'
유럽 공장 증설·완성차 배터리 공급 확대에 주력
[미디어펜=최주영 기자]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우려를 털고 2분기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유럽 시장의 공급 확대와 신차 출시에 힘입어 본격적인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일 에너지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전지사업 부문 실적은 올 2분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 1분기 전지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LG화학이 2분기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LG화학이 배터리 등 핵심 부품 등을 납품 중인 쉐보레 볼트 EV. /사진=GM제공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전지사업 부문에서 673억원과 1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삼성 SDI는 2015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전분기(-941억원)에 이어 565억원의 손실을 냈다.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드 논란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이 이어진 탓이다. 올 초 중국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업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중국 전기차배터리 팩(Pack) 생산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와 더불어, 통상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는 1분기는 원재료(리튬, 코발트)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전지사업부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분기에는 신차 출시와 해외 시장의 수요 증가 등으로 업체들의 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LG화학은 2분기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종 출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매출성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르노삼성의 '트위지'가 다음달 출시되며, 오는 7월 미국GM '볼트'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 사업에서 지난해보다 30% 이상의 매출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에너지 저장 장치(ESS) 수요가 늘고 있는 북미와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BMW(i3), 폭스바겐(e-골프),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 SDI에 대해 "2분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리튬과 코발트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럽 고객사향 공급 본격화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는 북미와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업체들은 또 중국에서 기존에 생산하던 배터리를 미국과 유럽 등 고객사에 공급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 선점할 계획이다. 이들은 유럽 지역의 배터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벌써부터 현지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이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해 연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며, 현재 르노, 볼보, 다임러, PSA그룹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 SDI도 오는 7월 헝가리 공장 완공으로 내년부터 연 5만대 규모 생산에 돌입한다. 삼성 SDI는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충남에서 서산 공장을 운영 중인 SK이노베이션도 현재 유럽 굴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미국 메이저 완성차들과 배터리 공급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아우디, 볼보, PSA 등 주요 고객사들이 입주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며 "향후 유럽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확대로 중대형 전지사업이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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