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맨들은 올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터치해도 한숨이 가득하다. 거래대금이 말라붙어 증권사 수익성이 곤두박질 치고 있고 여기저기 구조조정 소문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주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었다는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거래대금 증가 현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또 오히려 거래대금 부진으로 난립하고 있는 증권사들중 경쟁력이 없는 증권사는 스스로 무너지고 합병하는 등 구조조정 촉매가 되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점도 직시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산한 거래대금은 6조3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둘째주 6조6778억원 이후 최대치다.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넷째주 4조1934억원으로 바닥을 찍은후 올 들어 소폭 증가해 5조원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회복돼 매일 6조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 무엇보다 증시가 건강하게 살아나려면 국민 저축이 증시로 들어오고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이 강화되며 기업들이 주주 중심의 경영이 이상적으로 이뤄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때 증시가 살아나는 것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뉴시스

이같은 거래량 증가에 금융투자업계에는 오랫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 장중 2000선을 돌파한 것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 금융투자회사로써는 가장 기쁜 일이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주식매매수수료 수입이 수익 비중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거래대금으로 손익분기점을 맡추려면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7조원에 이러야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 거래량 증가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이 선전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장중 2000선을 터치했고 최근 롱숏 전략이 인기를 끌면서 지수 하락중에도 숏 전략으로 매매를 하는 것이 맞물리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섰고 시장 상승과 맞물려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거래량 증가에 일희일비 하지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영업압력을 받은 증권사 영업직원이 주도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많아진다고 무조건 증시가 살아난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증시가 건강하게 살아나려면 국민 저축이 증시로 들어오고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이 강화되며 기업들이 주주 중심의 경영이 이상적으로 이뤄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때 증시가 살아나는 것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거래대금 증가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소리다. 

이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거래대금 부진으로 현재 62개에 달하는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촉매가 되는 것도 괜찮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