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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개국공신 장량.
그는 유방이 항우와의 홍구 결전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군공을 세웠다. 장량은 세치 혀로 제왕의 스승이 됐다. 유방이 한고조에 등극하자마자 그는 병을 핑계로 낙향했다. 은퇴 후에 저술과 연구에 전념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제왕의 곁을 떠난 그는 천고의 양신(良臣)으로 추앙받는다.
공수신퇴(功遂身退).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공을 이루어 명성을 떨치게 되면 이내 뒤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이치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공성신퇴(功成身退)라고도 한다.
큰 공을 세우고 홀홀 단신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눈앞에 다가온 막강한 권력과 권세, 명예를 뒤로 하고 물러나는 것은 심적으로 고민스럽다. 주저없이 권부의 주변을 떠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다.
문재인대통령을 만든 측근 참모들이 은거하겠다고 했다. 빈손으로 떠나겠다고 했다. 국정을 이끌어갈 주군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충정과 헌신이 돋보인다. 국민들은 이들 측근참모와 가신들이 문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왔다. 측근들이 국민 여론에 귀를 열어놓고,
스스로 몸을 낮춘 셈이다.
백의종군한 참모들은 양정철 이호철과 최재성이 대표적이다. 양정철은 노무현정부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재인캠프에서도 인재영입 등 핵심역할을 했다고 한다. 문재인집권 프로젝트를 주도한 최측근 참모이자 가신으로 평가받는다. 양정철은 문재인정부의 홍보수석, 국정원 기조실장 등의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권부에 들어가지 않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다.
이호철 노무현청와대 민정비서관도 2선 후퇴했다. 이들과 함께 전해철 민주당 최고위원등이 노무현정부를 지탱했던 3철로 불렸다. 3철은 문재인대선캠프에서 핵심참모로 보필했다. 전해철의원만 제외하곤 2철이 권력의 뒤꼍으로 물러난 셈이다. 역시 문대통령을 충직하게 지켰던 최재성 전의원도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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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대통령의 핵심 가신 양정철 전 국정홍보비서관(맨오른쪽)이 16일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공을 이룬후 물러나기란 쉽지 않다. 주군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 버리고 떠나는 희생과 결단읻 돋보인다. /연합뉴스 |
최재성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재가 넘쳐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했다. 빈손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문대통령을 지지한 국민들에게 신세갚은 일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최재성은 문재인대통령이 당내에서 입지가 흔들릴 때마다 앞장서서 지켰다. 문대통령의 표의 확장성을 우려하는 비문들과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대통령이 당선되면 한자리 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대통령 가신들의 아름다운 퇴장은 과거 김대중 정권이 출범했을 때. 김옥두 등 동교동계 가신들이 백의종군을 연상케 한다.
양정철의 행적을 잘 아는 언론과 국민들에게 그의 용퇴선언은 매우 신선하다. 그는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멀리서 문대통령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했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 친문 친노프레임 삼철등의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양정철의 귀거래사는 그가 정치권에 몸담아오는 동안 인격적으로도 매우 성숙했음을 알게 해준다. 품성과 교양 윤리측면에서 한층 온유해지고, 지혜와 명철이 충만해졌음을 실감케 한다.
양정철은 노무현정부 시절 온갖 구설수와 막말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언론과의 전쟁을 주도했다. 기자실 폐쇄와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소송 등에 관여했다. 언론인들과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그는 문체부 유진룡 전 차관과는 배째라 파동을 일으켰다. 정권에서 문체부 산하기관에 낙하산인사를 하려는 것에 대해 유진룡은 소위 “깜냥이 안된다”며 버텼다. 양정철은 청와대의 인사명령을 거부하는 유진룡에게 그의 배를 째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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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양정철 이호철 최재성등이 권력을 뒤로 한채 시민으로 돌아갔다. 역대정권마다 가신과 측근들의 발호가 발목을 잡았다. 이들의 백의종군은 문재인정권의 성공을 위한 밀알이 될 것이다. /연합뉴스 |
적대적인 언론정책을 폈던 친노 가신그룹의 양정철과 유시민등에 대해 여론은 "그렇게 옳은 말을 어쩌면 그렇게 싸가지없게 하느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노무현정부가 조기에 레임덕에 걸리고 민심이 대거 이탈된데는 이들의 거친 언사와 막말도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가신과 친문들의 은퇴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가능케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문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측근 가신들의 발호가 없을 것임을 예고케 한다. 역대정권마다 측근과 가신들의 발호가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측근이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했다. 국정을 농단하고, 온갖 부정부패를 초래했다.
임기 1년을 남기고 파면당한 박근혜정부는 최순실 비선실세와 문고리3인방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가신들의 발호는 정권을 붕괴시킨다.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면 측근과 가신들이 비워줘야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진다. 가신들이 대통령의 곁을 내줘야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들이 몰려온다.
양정철 이호철 최재성의 아름다운 퇴장은 주군을 모시는 참모들의 진퇴 문제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역대정권마다 공을 세운 후 권력을 탐하다가 모진 수난을 당한 인물들이 많았다. 이들의 표표한 귀거래사가 문재인정권의 성공을 여는 데 소중한 밀알이 됐으면 한다.
문대통령은 헌신적이고 희생하는 참모들이 있기에 향후 국정운영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윤여준은 <대통령의 자격>이란 저서에서 노무현정부에 대해 고집 오만 독선 싸움정치, 코드인사, 언론과의 적대적 관계로 점철됐다고 했다. 이들 가신들의 희생은 노무현시즌2를 우려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문대통령은 노무현정부의 이념과잉의 아마추어리즘에 토대를 준 뺄셈정치와 코드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교훈삼았으면 한다. 덧셈의 정치와 소통, 통합정치, 모두의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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