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FBI 국장 해임과 관련된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선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논의가 과열 조짐을 보인다. 탄핵 리스크를 떠나서도 미국 증시가 과도한 상승분을 반납할 가능성이 지적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증시 혼란이 국내 주식시장까지 혼탁하게 만드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5월 ‘황금연휴’ 무렵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발 악재와 함께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인 18일에도 코스피는 장 초반 2267.08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의 대폭 하락세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이날 1.32% 하락했으며 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발 불안의 실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결돼 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사태로 탄핵론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모든 변수들은 고스란히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연결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얹을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탄핵의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높지 않으므로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으로 양분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발 불확실성은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큰 흐름의 상승 국면은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경기 기초여건이나 기업 실적에 변화를 줄 만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주가상승 추세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국정 운영의 입지가 좁아졌다”면서 “향후 정책추진 동력도 약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행여 미국 대통령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때 아닌 ‘레임덕(lame duck)’ 신세가 될 경우 전 세계 경제는 그만큼의 불확실성을 떠앉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증시가 최근 과도한 상승을 거듭한 터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는 트럼프 탄핵 리스크를 떠나서도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있다”면서 “최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던 국내 증시에 미국발 정치 불확실성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단, 이 연구위원은 “트럼프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늦어질 것”이라며 “위험자산 투자가 선진국 증시에서 신흥국 증시로 이동할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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