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 잡은 넥센 로티노, 하위 타선도 '후끈'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34)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프로야구에 연착륙하고 있다.
로티노의 맹타로 넥센은 하위 타선까지 한껏 달아올랐다.
로티노는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의 만점활약을 펼치며 넥센의 10-7 승리에 힘을 더했다. 2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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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뉴시스 자료사진 |
올해 처음으로 한국 무대를 밟은 로티노는 쟁쟁한 경력의 외국인 선수가 유독 많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다.
미국에서는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었고 미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통산 62경기에 나와 3홈런 11타점 타율 0.165에 그쳤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시절에도 2군 출전이 대부분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 역시 "로티노에게 크게 바라는 것은 없다. 타율 0.270에 60타점 정도의 성적이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뜨거운 넥센 타선 때문에 로티노는 팀 내의 입지도 크지 않다. 다른 구단이 모두 3~5번 클린업 트리오로 외국인 타자를 쓰지만 넥센은 로티노를 7번 혹은 8번 하위 타자로만 배치했다.
시작은 뻑뻑했다. 개막 첫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없었고 타점 1개가 전부였다. 좌익수로 나온 지난 1일 목동 두산전에서는 평범한 뜬공 포구에 실패해 위축됐다.
전환점은 8일 목동 KIA전이었다. 8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로티노는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프로야구 첫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포수의 태그 실패로 보살에는 실패했지만 날카로운 홈 송구를 찔러 넣는 등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흐름을 탄 로티노는 9일 경기에서는 프로야구 데뷔 최다인 3안타를 터뜨리며 넥센 하위타선에 단단히 힘을 실었다. 첫 장타(2루타)를 기록한 것도 수확이다. 9일 현재 로티노의 타율은 0.292(24타수 7안타)로 치솟았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김민성 등 뜨거운 상위타순을 자랑하는 넥센은 하위 타순에 배치된 로티노까지 감을 잡으면서 말 그대로 '쉬어갈 곳 없는 타순'이 됐다.
로티노의 또 다른 장점은 현재 수비 위치인 외야뿐만 아니라 포수를 포함한 모든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포수 사인은 숙지했다. 경기 전 자신이 직접 공수한 포수장비를 착용하고 연습한다.
또한 스프링캠프부터 보여준 성실함도 넥센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샀다. 로티노는 경기 전 특훈을 거르지 않고 있다. 염 감독은 "로티노는 1군의 소중함을 아는 선수다. 정말 성실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로티노는 "앞선 경기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 놓친 안타가 많았다"며 "경기를 뛸수록 타격감이 좋아지고 잘 맞아 안타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타석에서는 직구를 보고 치려고 많이 노력한다"며 "동료들도 잘해주고 여자 친구까지 한국에 와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