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금융회사가 고객이 청구하지 않은 자기앞수표를 자체수익으로 챙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1일 “은행 등 금융회사가 지난 2008년 이후 청구되지 않은 자기앞수표 9313억원을 자체 수익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자기앞수표 장기 미청구금도 휴면예금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고객이 자기앞수표 발행을 요청하면 해당금액을 별단예금에 예치해 지금요청이 오면 예치된 별단예금에서 결제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자기앞수표는 예금의 일종으로 예금자보호 대상이다.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은 전액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 서민금융 지원에 사용된다. 휴면예금은 예금이나 보험금 중에서 5년이상 찾아가지 않은 돈이다.

은행들은 잡수익으로 처리하던 휴면예금을 2008년 휴면예금법이 만들어지면서 서민금융 지원을 지원하는 휴면에금관리재단에 출연했다. 하지만 금융권이 자기앞수표의 원발행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소멸시효가 끝나면 수익으로 처리해왔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은행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잡수익으로 처리한 장기 미청구 자기앞수표 금액은 모두 7936억원이다. 같은 기간 동안 은행권이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한 4538억원의 1.75배에 해당된다. 농협이나 수협과 같은 상호금융권의 미청구 금액은 약 1400억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법의 취지에 동의하고 휴면예금 출연 협약을 체결한 은행들은 협약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기앞수표 장기 미청구 금액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앞으로 연간 2000억원이 재원으로 추가되는 만큼 지원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