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
문재인정부가 통신비 기본요금 폐지 방안을 강행할 조짐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가 최근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가계통신비 경감은 주된 정책이슈로 부각됐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선 통신기본료 폐지방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기본통신료 폐지를 약속했다.
서민들의 통신비부담을 경감시켜 주려는 새정부의 입장을 이해못할 것은 아니다. 정부가 국민들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고, 지원하는 자애로운 정부의 의지와 선의를 굳이 왜곡하고 싶지 않다. 소득주도 성장의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문재인정부로선 국민들에게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방향을 찾기 마련이다.
통신기본료 폐지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 민간 사업자의 고유한 가격정책까지 정부가 강제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은 시장경제의 취지를 크게 훼손한다. 통신기본요금 폐지는 애초부터 대선과정에서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았다. 정권이 출범했다고 이를 강행하는 것은 현실적인 적합성이 없다.
|
|
|
▲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기본요금 폐지공약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취지는 이해한다. 이를 강행할 경우 통신사들의 적자를 초래해 통신망 구축등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진표 국정자문위원장. /연합뉴스 |
기본료를 없앨 경우 곧바로 닥칠 것은 미래먹거리 투자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8개월가량 남은 2018년 2월 중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하려는 SKT KT LU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의 목표가 차질을 빚는다.
기본요금를 없애면 통신사들의 매출감소규모는 7조2600억원에 이른다. 통신사들의 목줄을 잡고 흔드는 격이다. 통신사들은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익을 내지 말라는 것과 같다. 이익내는 것을 적대시하는 반기업정책은 성장과 일자리 소득 등 모두를 잃게 한다. 문재인정부가 목말라하는 일자리정부 창출정책에도 악재가 된다.
통신사들이 적자를 내면 전국의 수만개 이통대리점들의 경영난을 겪게 되고, 직원들의 대량해고가 불가피하다. 이는 사회적 약자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베네수엘라를 자원강국에서 지옥으로 전락시킨 차베스. 차베스독재자는 석유 통신 등 주요기업들을 국유화하고, 물자배급제 등을 실시했다. 나라재정은 고갈됐다. 국가 부도로 먹을 것, 입을 것등이 없어져 국민들은 거지가 됐다. 반시장적인 분배정책과 포퓰리즘은 나라를 거덜내게 한다.
대한민국이 정부 명령으로 기업의 생사여탈권이 좌우되는 사회주의국가나 독재국가도 아닌데. 정부가 여전히 군림하려 한다. 70~80년대의 낡은 관치경제로의 후퇴마저 우려된다.
국정기획위는 통신사들의 망설비투자가 끝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기존 통신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보수도 필요하지만, 미래 먹거리인 5G 투자가 시급하다. 5G투자에서 실기하면 4차산업혁명에서 낙오될 수 있다. 세계최초로 5G상용화를 추진하려는 통신사의 원대한 꿈도 사라진다. 통신망 구축에는 조단위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
|
|
▲ 통신기본요금 폐지시 내년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하려는 KT 등 통신사들의 계획이 차짖을 빚을 수 있다. 미래먹거리인 5G투자가 어려워지고,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통신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KT제공 |
기본요금제는 과거 2G시대에나 통용되는 것이다. 이통서비스와 요금체계가 복잡해지는 최근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스마트폰 사용이 대세가 되면서 기본료와 통화료의 구분이 없어진 것도 주목해야 한다. 기본료와 통화료의 구분이 없는 통합요금제가 시행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2G식 기본요금제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통신기본요금을 없앨 경우 적자를 보는 통신사들이 통신망의 유지보수, 업그레이드는 물론 5G투자도 힘들어진다. 한국이 IT강국으로 부상한데는 통신사들의 치열한 경쟁과 공격적인 망투자가 큰 힘을 발휘했다. 기본료 폐지를 밀어부칠 경우 통신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세계최고 수준의 통신품질도 추락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 일각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휴대폰 제조업체의 단말기 분리공시제와 한중일 3국각 로밍요금 폐지방안도 시장자율을 해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는 앞장서자고 했다. IT강국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통신사들의 선도투자가 절실하다.
|
|
|
▲ SKT도 5G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통신기본요금 폐지가 강행될 경우 통신사들의 차세대 통신망 구축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전국 대리점들의 경영난 심화로 일자리창출마저 어려워진다. /SKT 제공 |
선의로 포장된 포퓰리즘정책은 국가와 국민과 기업을 지옥으로 이끌 수 있다.
사회적 약자들의 통신비를 줄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시장친화적으로 추진되면 가능하다. 통신비가 싼 알뜰폰 시장을 키우면 된다. 이통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낮은 요금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통신사들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신비 지원을 위한 파우쳐 제도도 도입할 만하다.
65세이상 노인들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처럼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통신비 지원방안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신산업은 가장 중요한 미래먹거리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산업이다. 빅데이터 사물자동화(IoT)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드론 클라우드컴퓨팅등이 모두 통신인프라를 통해 구현된다. 통신강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다음 세대들을 위한 통신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부작용이 없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