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9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에 관한 청와대의 지시나 외압이 없었다는 금융위원회 증인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부장판사 김진동)가 이날 심리한 26차 공판(2017고합194)에서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현 금융위 상임위원)은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작년 2월15일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한 것을 기점으로 삼성이 청와대에 이를 조치해달라고 청탁한 것 아니냐고 신문했으나, 손병두 전 국장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이 규제기관에도 바람직하다. 금융지주 전환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계획의 일부에 반대한 것 뿐"이라며 삼성의 금융지주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손 전 국장은 '특정한 방향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거나 들은 적 있었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런 일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손 전 국장은 "상급기관에 압력을 가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고 특별히 의도가 없는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금융위 상급자를 포함해 청와대를 비롯한 조직 외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본 검토 사항에 대해 특정 방향으로 추진하라는 식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에 관한 청와대의 지시나 외압이 없었다는 금융위원회 증인의 증언이 나왔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손 전 국장은 "2016년 3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청와대 회의에서 만난 이후에도 청와대 지시를 별도로 받은 바 없고 금융위 검토 결과에 대해 수정 요구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 전 국장은 삼성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금융위가 청와대에 보고한 이유와 관련해 "청와대가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미리 설명 드리는 것이 저희 입장을 관철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손 전 국장은 "당시 금유위의 보고를 받았던 안종범 전 수석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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