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7·3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만 남겨 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와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당에 대한 수도권·청장년층 지지율 침체를 놓고 각기 다른 진단을 냈다.
'득표율 24% 대선후보' 이력의 홍준표 전 지사가 제19대 대선 때부터 선명한 반(反)좌파 노선을 승부수로 띄우고 있는 게 '외연 확장'에 취약하다는 논리로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먼저 공세를 펴면서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수도권 5선 의원 원 전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홍 전 지사가 나름대로 모든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당원들과 힘을 모아 선전했지만 사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을 가진 서울 경기·인천에서 3위를 했다"고 홍 전 지사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아울러 "한국당의 전통적인 지역기반은 영남으로 '집토끼'를 잡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영남 외 지역에서는 '산토끼'를 잡는 데 실패했다"며 "확장성 측면에서 지난번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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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왼쪽부터)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사진=원유철 의원, 홍준표 전 지사 공식사이트 |
그러면서 "저도 책임이 크지만 젊은 층이 한국당에 기대를 접지 않도록, 저희들에게 관심 갖고 참여하도록 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며 "원유철이 1인 스타플레이어 차범근씨의 축구가 아니라, 히딩크의 팀플레이인 '태극전사 지도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과 국민들이 새로운 선택을 해 주실 것"이라면서 "과거와의 타협인가 아니면 미래로의 전진인가라는 경쟁이 될 것이다. 저는 준비가 됐다"며 "외연을 확장하고 젊은층과 여성, 중부권과 수도권으로 우리 한국당의 영토를 넓혀 새 희망을 보여주지 않고는 안 된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신(新)보수주의'를 줄곧 강조하고 있는 홍 전 지사는 이처럼 자신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 때 한국당에 대한 청장년들의 지지가 무너졌다고 했다. 맞는 말씀"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왜 무너졌느냐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당이 정의와 형평을 상실한 '이익집단'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지지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친박당'이 몰락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며 "이념으로 뭉쳐진 집단도 아니고, 이익으로 모인 집단이다 보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도 부끄럼없이 서슴없이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정의와 형평은 이 땅의 청장년들이 최고의 가치다. 한국당이 이들의 지지를 회복하려면 철저하게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고 정의와 형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사파(주체사상파)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 못지 않은 이념적 무장이 필요하다. 더 이상 이익집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분발합시다"라고 당에 촉구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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