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 참석해 인프라 투자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지속가능 성장 △포용적 성장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 “그동안 인프라 투자는 각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환경을 훼손하기도 했다.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은 미래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지적하고, “다행히 최근 국제사회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 인프라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도 이런 국제적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전체 전력의 20%까지 높일 계획이다.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탈 원전국가로 나아가려 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의 사용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친환경에너지 타운 등 우리의 경험을 AIIB 회원국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도, 위생, 전기 같은 기본 인프라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며 “앞으로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발될 시설이 모든 사람의 접근에 용이한지, 소외된 계층과 지역,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포용적 성장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고용없는 성장, 청년 일자리 부족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인프라 투자나 인프라를 기반으로 발전하는 건축·토목과 제조업, 서비스업에서도 새 일자리가 생긴다. 향후 ICT 인프라 구축은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한강의 기적’ 근간에는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가 있었다”면서 “한국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아시아의 여러 이웃국가들과 나누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 경험은 베트남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건설사업으로 이어지고 있고, 한강의 남북을 잇는 31개 다리 건설 경험은 필리핀 만다나오 ‘팡일만’ 교량 건설의 바탕이 됐다. 인천공항 건설 노하우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공항의 건설에도 전수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주도해 만들어진 AIIB는 아시아의 국제통화기금(IMF)격인 국제금융기구로 출범해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1차 총회가 열린 이후 올해 두번째로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AIIB 회원국 중 5번째로 많은 지분참여율(4.07%)을 기록했지만 그동안 뚜렷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기구 내 위상 강화를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부터 18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AIIB 연차총회에는 중국ㆍ인도의 재무장관 등 77개국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