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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
1934년 독일 뉘른베르크 전당 앞에는 히틀러를 지지하는 시민들과 나치 당원을 포함해 약 70만 명이 모여 전당대회를 개최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뒤 시행된 전당대회는 2차 대전 패배 전인 1944년까지 이어졌으며 히틀러는 전당대회를 나치의 선전과 홍보에 적극 활용하였다. 히틀러에 대한 지지도는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이후 크게 올라갔다.
자유한국당은 7월 3일 개최되는 전당대회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대형 체육관에서 수천, 수만 명의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참여 속에 개최되었는데 행사비용이 3억 원에 달해 일각에서는 돈 먹는 하마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국당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실무적인 개표 절차만 진행하는 간소한 형태를 통해 비용을 2천만 원으로 줄이고 남는 차액은 저소득층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전대 당일 오전에는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생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며, 현장에서 당락을 알게 되고 당선자들은 서울로 상경해 소감을 밝히는 식으로 진행된다. 염동열 사무총장은 봉사와 기부가 있는 전대를 시작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 한국당이 허례허식을 버리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보이나 이는 전당대회의 의미가 가치를 모르는 처사이다.
전당대회는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의 진로와 주요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 전국의 당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참가하는 회의를 의미한다. 전대를 통해 수천 명의 대의원들이 모이고 당의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며 대의원을 통해 당원에게 전파되는 것이 전당대회의 주요 의미이다.
전당대회가 아니면 수천 명의 대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는 거의 없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요 인사 몇 사람만 참석하는 것은 전당대회로 볼 수도 없으며 대의원과 당원들의 정당 활동 또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봉사를 하고 기부를 하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외면 받은 민심이 한국당으로 돌아오리라 착각이라도 하는 것일까? 선거 때마다 행해지는 홍보성 봉사와 자기 돈이 아닌 국민 혈세로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행위에 진정성을 느낄 국민들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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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 원유철 의원, 신상진 의원 순으로 7·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를 초청해 정견을 듣고 질의와 답변을 주고 받았다./사진=미디어펜 |
정치인은 정책으로 국민에게 봉사를 해야지 눈에 뻔히 보이는 행동으로 민심을 얻을 없을 뿐더러, 기부도 내 것을 이웃과 나눠야 진정한 기부가 되지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되는 정당보조금을 아껴 저소득층에 나눠주는 것이 진정한 기부라 할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국민에게 심판 받은 것이 아니라 외면을 당했으며, 민심을 잃은 정당은 존폐가 위태롭다. 일부 보수 세력에서는 자유한국당이 해체되어야 보수세력이 살아난다는 말도 있다.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의 잘못으로 국정은 반년 넘게 마비되었고 국민들의 분노와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여당에서 야당이 되었다고 자기들도 문제가 있었던 위장전입 문제를 깊게 파고들며 새정부 출범에 협력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보기엔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추해질대로 추한 모습을 다 보인 자유한국당이 쇼를 한다고 해서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나 주사파 출신이 청와대를 장악하는 것보다 자유한국당도 똑같이 행했던 위장전입을 더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지도부 모습은 지지층에게도 실망감을 주었다.
지금 자유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본래의 모습에서 나온다. 이럴 때 일수록 원점으로 돌아와야 하고, 처음 가졌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7.3 전당대회는 굉장히 중요하다.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행사가 아니라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대의원 전체가 과거의 실패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민생과 안보와 외교를 위한 정당의 가치관을 보여주고 알리는 행사이다.
자유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전당대회를 헌정기념관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당원 동지들과 함께 체육관에 모여서 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고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국회운동장에서 모이면 어떤가? 봉사는 사회 지도층으로서 평소 실천을 보이면 될 터이고, 기부가 필요하다면 자신의 것을 이웃에게 나누는 진정한 기부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전당대회가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으며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가 탄생되길 기대해 본다.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이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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