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생산량 증가 수혜
GS칼텍스 '답보'…중국 PX공장 증설땐 타격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정유업체의 주 수익원이었던 파라자일렌(PX) 업황이 올 들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정유화학사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PX 수요 덕에 올 하반기까지 호재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GS칼텍스는 불황 때 증설에 나서지 못해 수요 확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파라자일렌(PX)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250만평 부지에 세워진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1분기 톤당 327달러 수준이었던 PX평균마진은 2분기 들어 톤당 4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PX 마진을 뜻하는 PX스프레드는 파라자일렌 가격에서 원료 가격을 뺀 값을 의미한다.

PX의 업황이 개선된 것은 중국을 중심으로 폴리에스터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PX 생산업체들이 가동률을 낮춰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PX 업체들의 정기보수가 올 2분기 대규모로 발생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제품은 국내 정유회사에게는 중요한 수익원이다. 통상 정유사업 부문의 낮은 수익률을 석유화학제품과 윤활기유의 높은 수익률에서 충당해 이를 상쇄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그동안 부진했던 PX 실적의 개선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PX 생산량이 260만톤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JX에너지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2014년 130만톤 규모의 PX 공장인 울산아로마틱스(UAC)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에 SK인천석유화학도 13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2007년 1조4000억원을 투자해 PX 생산능력을 종전의 2배 수준인 연간 180만톤으로 키웠다.

반면 PX 증설을 아직 완료하지 못한 GS칼텍스는 이번 시황에서 큰 수혜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GS칼텍스는 2012년 4월 일본 쇼와셀, 다이요오일과 1조원 규모의 PX 공장 증설을 위한 합작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5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당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GS칼텍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경우에만 증손회사 설립이 가능했기 때문에 규제에 막힌 것이다. 그러나 규제가 풀린 후인 지난 2015년 쇼와셀이 일본 정유업계 2위기업인 이데미츠 코산과 합병하면서 증설 계획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PX설비에만 조 단위 금액이 투입되는 등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힘들다“며 ”현재 파트너사와 MOU단계까지 맺은 단계로 증설과 가동 시기를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PX의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단시일 내에 설비를 확대하기 어려운 점도 국내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PX 설비는 100만톤 규모를 갖추는 데 1조원이 드는 데다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선 원유 정제 설비를 늘려야 하는데 정제 역량을 가진 한국 기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중국의 PX 수입량은 전세계 물동량의 69.6%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2018년까지는 PX 스프레드가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석유화학제품 시황이 일정하지 않은 점 등을 통해 증설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었을 때 해태제과가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지만 3~4개월만에 인기가 사그라들자 기대했던 수요가 사실상 충족되지 않았다"며 "PX의 수익성 또한 마찬가지로 증설에 나서는 만큼 수요가 충족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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