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고사 직전의 금융투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체계를 개편키로 해 주목된다.

금융위는 최근 NCR 산정 체계를 전면 개편해 NCR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기존 150%에서 100%로 낮추었다.

NCR은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지표로써 은행권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기준과 유사하게 증권업 재무건정성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위는 기존 NCR 산출 기준에서 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이라는 개념을 새로 도입했다.

이 방식을 따르면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인 9개 대형 증권사의 평균 NCR은 476%에서 1140%로 증가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추가 투자 없이도 설비를 증설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반면, 중소형사 평균 NCR은 300~200%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15일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금융위에서는 중소형사 나름대로 전략을 짜서 살아남으라는 얘긴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어떤 전략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뉴시스

결국 금융위의 NCR 산정 체계 개편은 중소형사로서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형사는 남는 자본을 통해 신 사업에 집중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자본 활용이 더욱 어려워지고 특화된 사업 모델이 없어 경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나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전문화된 우수 인재 영입이 선결조건이라고 말한다.

◇ 금융위 NCR 산정 기준 개편에... 중소형사 "어떤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15일 "금융위는 중소형사 나름대로 전략을 짜서 살아남으라는 얘긴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어떤 전략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중소형사는 인력이나 전략 면에서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작아질 경우  살아남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 정책으로 NCR 비율이 높아지면 자본 활용이 더욱 어려워져 생존이 절박해 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조치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금융위의 금융투자업계 구조조정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이미 2015년부터 증권사들의 콜차입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구조조정 위기에 놓여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금융회사끼리 무담보로 주고받는 초단기 자금인 콜머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왔다. 여기에 이번 NCR 산정 체계 개편으로 중소형사는 '결정타'를 맞아 '그로기 상태'다.

◇ 중소형사 살길은 '나만의 비즈니스모델 발견'과 '우수한 인재 영입'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미 금융위의 NCR 산정 기준 개편으로 대형 증권사 위주로 투자여력 확대, 기업금융 업무 활성화 등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 결국 전문가들은 중소형사일수록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판이 좋은 IB업계의 전문 인력을 영입해 자신만의 특화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언이다/뉴시스

반대로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NCR 규제 변화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업계 재편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단순히 대규모 자기자본을 보유한 대형증권사들이 이번 제도 변경의 수혜주로 구분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중소형사들이 살 길은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전문화 뿐이라고 강조한다. 자본력에서 절대 열세이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미투(Me too) 방식의 영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가 난립해 있는 금융투자업계를 구조조정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중소형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종연횡으로 대형화 하거나 자신만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중소형사일수록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판이 좋은 IB업계의 전문 인력을 영입해 자신만의 특화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언이다. 결국 금융투자업이 서비스업인 만큼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면 중소형사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 연구원 이석훈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중소형사들이 많지만 좋은 평판을 가진 IB(투자은행) 뱅커들을 영입해 비스니스에 성공했다"며 "우리 증권사들도 전문인력을 영입해 딜을 만들어내고 보상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