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현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할 금융위원장 인선 구도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과거 론스타 매각과 관련해 여당 내부에서 조차 ‘절대 불가’ 목소리를 내면서다.

   
▲ 현 정부의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 인선 구도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의 경기고 동기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삼고초려를 했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김 전 위원장이 거센 여론에 밀리면서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차기 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재등판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내정될 경우 여당 내부에서 조차 반대의사를 담은 연판장을 돌릴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청와대가 집권여당을 무시하고 ‘불통’을 고집할 수만은 없을 거란 이야기다.  

김 전 위원장이 현 정부의 금융위원장으로 강력히 추천됐던 이유는 그가 과거 경제 위기 때마다 보여줬던 탁월한 위기관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금융정책통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은 과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외환위기 등 경제 위기 때마다 ‘대책반장’을 맡아 위기관리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에 현 정부의 최대 과제인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을 진두지휘하는 경제컨트롤타워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외환은행-론스타’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 연루되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앞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12년 당시 민주당이 해임촉구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부적격 인사”라며 “론스타 사태의 책임자이자 먹튀 사건을 방조하면서 엄청난 논란을 가져온 당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론스타 관련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에도 ‘김석동 주의 촉구’가 적시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선 김 전 위원장을 둘러싼 반대여론이 불붙듯 확산되면서 최 행장이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행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력과 전문지식을 쌓았다는 평이다.

최 행장 외에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동걸 동국대 교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