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3년 3월 이후 1년간 자금 유출이 지속됐던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 3월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선진시장 펀드에 181억달러, 신흥시장 펀드에 44억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신흥시장 펀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116억달러가 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또 최근 한 달간 선진시장의 주가는 0.2% 하락한 데 비해 신흥시장은 8.3% 상승했다. 특히 아시아 신흥시장의 주가는 6.4% 올랐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신흥시장 강세 배경은 선진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과 이에 따른 신흥시장의 상대적 매력 부각 때문"이라며 "지난 3월말부터 미국 기업의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본격화된 반면 신흥시장 실적추정치가 상향조정됨에 따라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강봉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신흥시장 강세가 일시적인 반등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시장에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국가들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신환종 연구원은 "선진국 투자자들의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저평가된 자산을 저가 매수해 신흥시장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급락에 대한 반등은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펀더멘털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계속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며 "지나친 신흥국 강세는 앞으로 다가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글로벌 이벤트 발생 시 자본유출에 대한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연구원은 "신흥시장 강세는 상대적 가격 매력이 커진데 따른 일시적인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이익 모멘텀과 자금 유입이 뚜렷한 국가로 관심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