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한미 FTA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문 대통령과 가진 백악관 만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과 방금 아주 좋은 만남을 끝냈다”며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 등을 포함한 많은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만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을 시사한 것으로 이튿날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FTA 재협상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만찬 이후 청와대 관계자도 “양국 정상간의 대화는 시종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뤄졌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현안들이 건설적으로 논의됐다”고 말해 북핵 문제뿐 아니라 한미FTA, 사드배치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FTA에 대해 폐기 또는 재협상을 요구해 왔다. 그는 한미FTA에 대해 “끔찍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를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것”이라고 주장한 일도 있다.
또 앞서 백악관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불균형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28일 백악관 측에서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 장벽 등이 언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한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관계가 불균형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도 지난 28일 워싱턴을 향해 이륙한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의 한미FTA 협정은)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미FTA가 더욱 호혜적인 관계로 계승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이다. 언제든지 ‘경제대화’를 할 수 있다”고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이번 만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것이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이라도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지금의 한미FTA가 폐기되고 양국간에 새로운 무역거래 원칙을 정하는 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까지 한미FTA 문제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30일 오전에 가질 단독 및 확대회담과 내달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 여부가 거론되는 양자회담에서 한미FTA 손질에 대한 진전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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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 오후(현지시간) 상견례 및 만찬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한편, 문 대통령은 29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지도부를 잇달아 면담하는 자리에서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가 한미FTA 이행에 관해 답변해달라고 요청하자 “한미FTA 발효 이후 상품교역에서 한국의 흑자가 많지만 거꾸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흑자가 많고, 한국의 대미투자액이 미국의 대한민국 투자보다 훨씬 많은 등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에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되 한국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소 지연되는 것에 미국 측도 이해를 하고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9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지도부를 잇달아 면담하고 “한국은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재차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상·하원 지도부와 면담에서도 “사드는 한미동맹에 기초한 합의이고,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전 정부의 합의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핵 해결과 한미동맹 강화에 대해서도 공통된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인사말에서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정상은 30일 정상회담과 확대회담을 거쳐 양국관계 발전과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양 정상이 각각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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