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항공업계에 '사드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올 초 중국 노선 수요 부진에 따라 2분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한-중 관계개선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국노선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들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수요가 급감한 지난 3월 중순 중국 노선 운항편수를 전년 대비 20% 이상 줄이는 등 공급 축소로 대응했지만 운수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운항 횟수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중국 노선 비중이 13%인 대한항공은 올 2분기 중국노선 탑승률이 전년 대비 36% 가량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노선 비중이 20%로 가장 높은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성수기(7/15~8/20) 기준으로 지난해 탑승률(90%) 대비 중국 노선 예약률이 15%p 줄었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대체를 위해 일본·동남아 노선 증편과 중국 개별 여행객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또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중 정상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체계 배치와 관련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공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 분야 사드 보복 중단"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사실상 "사드 배치 철회"로 맞서면서 양측의 이견만 재확인했다.

실제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따른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여행수지는 2015년 7월(14억7000만 달러 적자)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국내 입국자수는 97만8000명으로 전년동월(149만3000명)대비 34.5%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사드 기류’가 완화될 때까지 중국 노선 감편을 이어가면서 일본·동남아 노선 증편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계속해 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사드 보복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은 만큼, 중국 노선 감편 계획을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6월 진행했던 중국 노선 운항 감편을 6월~7월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국적 대형항공사를 중심으로 항공업계의 피해가 누적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동남아나 일본 등 대체 노선을 증편하더라도 수요가 워낙 큰 중국 노선이 재개되지 못할 경우 장기적으로 피해가 예상된다. 

실제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당했던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면, 중국 정부가 일본 관광을 금지시킨 지난 2012년 10월부터 11개월 동안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바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돼 있기 때문에 항공사로서는 섣불리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동남아나 일본 증편 등으로 만회하는 것 말고 사실 큰 대책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일본과 동남아와 비교할 수 없는 큰 시장"이라며 "한국과 중국간의 정치적 갈등이 해소돼 관계 회복 및 교류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