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나섰던 고교생 250명이 실종된 가운데 교육청에 수학여행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17일 오전 9시 현재 경기도교육청에는 학교 운영위원과 학부모라고 밝힌 이들의 수학여행 폐지 요구 글이 사고 만 하루 만에 130건 이상 게재됐다.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시스

안양시 모 고등학교 운영위원이라고 주장한 박모씨는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비용 대비 기대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학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다.

또 조모씨는 “아이들 생명을 담보로 가는 수련회, 수학여행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인성교육이나 체험학습을 시키고 싶다면 전문가를 모시고 교내에서 해결하라”며 수학여행 폐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모씨는 ‘배를 이용한 수학여행을 전면 보류하겠다’는 전날 교육청 발표에 대해 “수학여행 때마다 아까운 목숨들이 죽어가는데 이대론 안 된다”며 “배뿐 아니라 모든 수학여행을 폐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치원생 엄마라고 밝힌 이모씨는 “다음주 유치원에서 체험수업을 가는데 불안해서 보낼 수가 없다”며 “유치원은 물론 초·중·고 현장학습, 수학여행을 완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강모씨는 “도대체 언제까지 아이들이 더 죽어야 그만 둘 건가.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나”라면서 “죄 없는 학생들이 희생되는 불필요한 수학여행을 폐지해 달라”고 적었다.

학기 초 자녀들의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는 다른 학부모들도 “사고 소식에 너무 화가 나고 눈물이 난다. 학부모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는 한 건가” “학생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당신들 책임이다” “1박 이상의 여행을 반대한다” “수학여행, 수련회 등 단체여행, 외부일정을 전면 폐지하라”는 성토 글이 쏟아졌다.

수학여행을 폐지하는 글만 게재된 것은 아니었다. 사고 초기 섣불리 ‘전원 구조’라고 발표했던 도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는 글도 잇따랐다.

세월호 침몰에 대한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침몰, 진짜 불안해서 수학여행 보낼 수 있겠냐” “세월호 침몰, 진짜 대형 사고” “세월호 침몰, 정말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께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쪽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 승객 등 475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튿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이 중 6명이 숨지고 179여 명이 구조됐으며 현재 나머지 290여 명에 대해서는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