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관훈 기자]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잠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오름세를 타면서 추가대책이 나올 시점도 임박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2% 상승했다. 6.19대책 발표가 임박했던 6월 둘째주부터 낙폭이 눈에 띄게 줄었던 서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6월 마지막주 0.11% 올랐던 재건축 아파트(0.28%)는 상승폭이 두 배로 커졌고, 일반아파트도 0.17%에서 0.19%로 소폭이지만 확대됐다. 한 예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차 아파트 전용면적 68㎡는 지난 6월초 12억5000만원선에서 3건이 거래됐지만 6·19대책이 나온 이후 호가가 잠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13억원을 훌쩍 넘긴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어 후속대책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분양시장이 과열을 보이는 것은 단기 투기수요가 원인"이라면서 "장기간 무주택자와 부양 가족이 많은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청약가점제의 적용 비율을 높이고 청약 1순위 기간을 늘리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추가 대책이 나올 경우 우선적으로 꼽히는 것은 김현미 장관이 언급한 청약가점제다. 현재 40%인 가점제 공급비율을 최소 50%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최고 32점)과 부양가족 수(최고 35점)·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 등을 따져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분양권을 주는 제도다.
85㎡(이하 전용면적) 초과 중대형은 가점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서울과 경기 7개 시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85㎡ 이하를 대상으로 공급 아파트의 40%를 가점제로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85㎡ 이하는 100% 가점제 방식이다.
청약 1순위 자격 획득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다. 현재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으려면 수도권은 통장 개설 후 12개월, 지방은 6개월이 지나면 된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2년에서 1년으로, 지방은 이명박 정부가 2년에서 6개월로 각각 완화했는데, 이를 다시 이전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청약제도 개선은 법률 개정없이 국토부 시행령인 '주택공급규칙'만 고치면 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6·19 대책에서 빠진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가 입주시까지 금지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조합주택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한꺼번에 시행된다.
주택거래신고제와 분양가상한제 부활도 점쳐지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주택을 사고팔 때 15일 안에 관할 시·군·구에 실거래가격, 주택구입자금 조달계획 등을 신고해야 하는 만큼, 자금 출처가 불명확할 때는 주택 구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주택거래신고제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10·29부동산대책' 때 도입됐다가 2012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가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해제된 뒤 2015년 주택법에서 관련 규정이 삭제됐다.
분양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분양가 상한제 부활도 거론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등의 원가를 고려해서 분양가를 산정하고, 그 이하의 가격에서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주택 경기를 살린다는 취지로 2년전 민간택지에 한해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 바 있다.
하지만 주택거래신고제와 분양가 상한제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도입이 된다고 해도 실제 시행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수 있다.
양소소득세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에 거주요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일명 '갭투자'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실제 거주와 무관하게 보유기간 2년 이상이면 양도세가 감면되는데, 이를 2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6·19 부동산 대책은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면서도 "여전히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다가오는 8월 후속 대책의 수위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주택 공급 문제, 기타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격강화나 거래신고제 도입 등 청약 수요를 제한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청약제도 개선과 함께 공급 측면에서도 수요자들에게 안심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관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