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희망 퇴직 줄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장기적인 증시 침체 여파로 올해 들어서도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구조조정의 첫 스타트를 끊은 곳은 동양증권이다. 동양증권과 대만 유안타증권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동양증권 직원 약 600명이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신청해 회사를 떠났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경영효율화 방안을 통해 임원 6명을 감축하고,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이유는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 효율 제고'다. 삼성증권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영업이익 2375억원, 당기순이익 180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회계연도(4~12월)에는 각각 387억원, 2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자를 넘어 회사 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와 비전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에도 경영악화에 따른 대책으로 직원 100여명을 계열사로 전환배치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11년 말에는 직원 1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 장승철 사장은 "17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직원에게 보냈다. 신청자는 부부장 이상 3년 이상 근속자,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자다.

지난 2008년 하나증권과 대투증권의 합병 과정에서 일부 직원을 감원한 이후 약 6년만에 단행되는 구조조정이다.

대신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내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 중이다. 최근 이뤄진 사내 설문조사에서는 '희망퇴직 실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약 67%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지난해(2013년 4월1일~2013년 12월31일)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아울러 향후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매각을 앞둔 현대증권도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잇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