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본격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무더위에 취약한 고령층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전체 온열질환자 5910명 중 50대 이상이 56%(3,328명)로 절반이상이었으며, 70대 이상 환자의 경우 2.3%(29명)가 사망하여 치명률이 높았다. 또 야외작업 및 농사활동 중 발생한 환자가 43%(2,597명)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복권위원회는 농사활동 등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는 노인층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부터 현재까지 '경로당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에 복권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전국 최초로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4000여개소 경로당 중 그늘, 계통연계 등 설치가 불가한 곳을 제외한 모든 경로당(2608개소)에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부터는 세종시 경로당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3kWh 용량의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경로당은 월간 322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 4인가구 일반가정 기준 월평균 전기사용량이 350kWh임을 감안했을 때 경로당은 매달 53,950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누진제의 특성상 전기사용량이 많을수록 태양광으로 인한 절감효과는 더욱 높게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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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로또가 복권기금으로 태양광 설치사업을 지원한 충주 갈동 경로당과 단양 사평 3리 경로당. /사진=나눔로또 제공 |
폭염 더위 농사일로 지친 심신 힐링하는 안마기 갖춘 시원한 경로당
지난 2016년 충북 청주시 송절2구 경로당은 해당 사업을 지원받았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전, 하루 평균 경로당을 찾는 노인은 10~15명 남짓 했다.
'무더위 쉼터'라는 말이 무색하게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때문에 마음껏 틀지 못했다. 평소에는 선풍기 2대로만 버티다가 한 달에 두세 번 아주 더운 날에만 에어컨을 틀었음에도 전기요금이 8~9만 원이 나와 경로당 운영에 큰 부담이 됐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하고 난 뒤에는 전기요금이 매달 3만 원 정도로 절감됐다. 송절2구 경로당은 폭염에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6월부터 가장 더울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에어컨을 매일 가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존에 전기요금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았던 런닝머신, 벨트마사지기, 안마의자 등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돼 설치 전과 비교했을 때 방문 노인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오국진 마을이장(53)은 "어르신들이 집에서는 에어컨을 맘대로 못 켜시는데 이제는 농사일을 하시다가 시원한 경로당에서 쉬실 수 있어 좋아하신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이후 노인의 쉼터 공간으로써 경로당 본연의 역할이 강화된 것 같다"며 "복권기금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복지가 향상되어 감사드리고 향후 더 많은 지역까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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