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내수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수입차들이 선전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대비성능비를 따지는 일반적인 소비방식과 달리 차량 구매에 있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또 그동안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 역시 국산차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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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제공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총 2만3755대로 전년 동월대비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완성차 판매가 13.2%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6월 2812대를 팔았던 폭스바겐과 1834대를 팔았던 아우디가 디젤 이슈에 따른 판매중지 조치로 올해 6월에는 단 한 대도 못 팔았음에도 불구, 전체 수입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은 완성차 업계와의 괴리감을 더 크게 해준다.
특히 메이저 브랜드들은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7783대로 전년 동월대비 71.6%나 늘었고, BMW도 14.3% 증가한 5510대를 판매했다. 혼다는 1750대를 판매하며 무려 154.4%의 성장률을 보였다. 렉서스(1272대)와 포드(1173대) 도 1000대 넘게 팔았다.
벤츠는 그동안 물량 부족으로 밀렸던 E클래스 주문이 6월 들어 일부 해소되며 지난 4월과 5월 BMW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E300 4매틱이 단일 모델 수입차 최다인 128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E220d 4매틱 737대, E300 591대, E200은 453대 등 E클래스로만 3000대 넘게 팔았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혼다는 어코드 2.4 모델이 580대, CR-V가 406대 팔리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국내 완성차의 경우 두자릿 수 감소세를 기록하며 우울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주력 차량들의 한풀 꺾인 신차효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내차를 마련 하는 소비자들의 방식은 꾸준한 변화를 거쳐 최근에는 각 브랜드의 할부금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거 돈을 모아 차량 구매금액을 마련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전체 비용에서는 차이를 보이더라도 5년가량의 할부를 통해 차량을 구매할 경우 월 결제비용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차급을 올리거나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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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하고 새롭게 출시된 뉴BMW 520d/ 사진=미디어펜 |
또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량 등급을 한 등급 낮춰 수입차량을 구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는 우스갯소리 통용되고 있다.
매월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A회사의 3000cc 준대형세단 가격은 풀옵션의 경우 4831만원이다. 동급의 차량을 찾는 다면 2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겠지만 등급을 낮추면 수입차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이 금액으로 구매가 가능한 차량은 벤츠의 C클래스와 BMW의 3시리즈까지는 구매가 가능하다. 가족이 있는 소비자들이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결혼하지 않은 30대 소비자라면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입차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크게 작용을 하고 있다. 많게는 1000만원가까이 할인이 된 금액과 다양한 할부 프로모션 등으로 구매가 가능해 지면서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동급의 수입차를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소비자의 움직임에는 그간 국내 완성차의 간접경험을 통해 얻은 좋지 않은 선입견도 크게 작용을 한다. 국산차량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품질에 대한 의심이 소비자들이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리콜이 결정된 차량대수는 총 127만8493대다. 이중 90%인 114만대가 국산차량이다. 판매량이 많다보니 문제가 많아 질 수 있다는 것은 인정을 해 줘야 하지만 대외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들이 소비자들에게 전해지며 국산 차량의 품질 신뢰도가 하락했고 소비자들이 차급을 낮춰 가면서까지 수입차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들의 접근성이 용이해 지며 국산차보다 인지도가 높은 외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고객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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