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성 논란 임시 시민기구 원전대못질 갈등 부채질, 제2 천성산터널 도룡룡사건 안돼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원전의 운명을 비핵전문가들과 시민들에게 맡길 것인가?

결코 안된다. 단순한 참고의견에 그쳐야 한다. 정권과 여야 전문가들이 수십년간의 토의와 공론을 거쳐야 한다.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문재인정부가 향후 수십년 내지 100년간 탈핵탈원전 대못질을 하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설사 밀어부친다고 해도 성공할 수도 없다.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대법관)가 출범한 것은 심각한 파장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위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아무 권한이 없는 임시 시민기구가 에너지백년대계를 좌우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는 교수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대거 입각한 비정부기구(NGO)정부로 불린다. 특정성향의 시민단체 졸속결정을 국책사업으로 강행하려는 것은 후폭풍이 극심해질 것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38개월간 끈질긴 토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됐다. 원자력안전위는 독립기관이다. 정부와 여야가 추천한 9명이 원전건설과 공사중단, 폐쇄 여부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문대통령의 원전폐쇄 방침이나 임시 시민기구인 공론화위원회의 공사중단등의 결정은 원안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가 문재인대통령의 일방적인 탈핵과 반핵정책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해선 안된다. 문대통령의 제왕적 명령을 이행하는 기구로 변질돼선 국민적 갈등만 부채질한다.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중장기 에너지정책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공론화위원회가 촛불제왕의 뜻을 받드는 인민재판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아무런 책임도 권한도 없는 공론화위원회에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의 민형사책임을 전가시키려 한다는 따가운 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 문재인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법적 권한도 없는 임시 시민기구와 비전문가들이 원전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 원안위 등 전문가들이 최종결정해야 한다. 문대통령이 고리1호기 영구중단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대통령은 박근혜정권의 불통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맹비난하면서 소통과 개방 공유를 강조했다. 정작 국민과 산업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원전문제에 대해 불통과 일방통행으로 질주하고 있는 ‘내로남불’ 성격이 강하다.

공사 중단시 매몰비용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산자부는 취대 12조6000억원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 시공사들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부나 한전 한국수력원자력등이 패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련책임자들의 배임혐의로 피소돼 지루한 법정소송을 벌일 것이다. 

원전은 한국이 세계최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되던 50년대 이승만대통령 시절부터 에너지자립의 꿈을 안고 원전기술과 시공능력을 축적했다. 세계 4대 원전강국이다. 한국형 원자로는 이명박정부 시절 중동 아랍에미레이트(UAE)에 기당 400억달러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정권의 핵도발에 대응한 안보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원전기술 축적은 5000만 국민의 안위에 관한 문제다.

원전에 대한 최고의 전문지식과 비전이 없는 사람들이 원전의 셧다운을 결정케 하는 것은 에너지백년대계에 재앙을 가져온다. 원전의 운명을 인기투표에 맡기는 것은 잘못됐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임시기구는 국책사업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 찬반이 명백한 사패산터널, 천성산터널공사 이슈등은 공론화를 거쳐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들 사업들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만 야기했다. 2004년 지율스님이 도룡농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천성산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을 벌였다.

문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자격으로 지율스님을 찾아가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공사후 천성산 도룡농은 더욱 풍성해졌다. 민자로 건설된 천성산 터널은 장기간 공사중단에 따른 비용급증으로 통행세가 당초 예상보다 급증했다. 2000만 수도권 운전자들이 지율스님의 단식댓가를 톡톡히 부담해야 했다. 천성산 도룡룡사건은 시민단체들의 편향된 주장과 선동이 얼마나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하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 신고리 5,6호기가 폐쇄될 경우 매몰비용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최대 피해규모는 12조원이 넘는다. 미래먹거리산업으로 부상한 원전생태계가 붕괴되고, 안보측면에서 후유증이 심각해진다. 신고리 5,6호기 조감도.

원전 문제는 천성산도룡룡 갈등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국가적 재앙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일방적 공사 중단시 수백만명의 일자리가 상실된다. 지역경제와 원전관련 기업들과 수천개의 협력업체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원전생태계가 붕괴된다. 천문학적인 매몰비용을 국민혈세로 부담하는 것도 숱한 논란과 갈등을 남긴다.

탈핵으로 인한 전기료 급등과 국민부담 가중, 산업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1%에 그치는 태양열과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려는 계획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 

원전문제를 하룻밤사이에 혁명하듯이 밀어붙이는 것은 국론분열과 갈등을 확대재생산시킨다. 민심이반으로 문재인정부의 더욱 중요한 개혁정책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
  
원전문제는 공론화위와 시민배심원단에 맡겨선 안된다. 법적 정당성도 없고, 책임소재를 가리기도 쉽지 않다. 공론화위원들 대부분이 좌파성향이 강한 인사들이다. 정부의 의중을 읽고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사 중단과 지속여부의 최종권한은 정부와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   

원전 문외한들에게 신고리운명의 조타수를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주요 국책사업들을 지지세력과 민중에게 맡기는 여론정치에 집착하려는가?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에 맡기는 것은 전형적인 차도살인(借刀殺人)수법이다.  

   

정부와 여야, 원전전문가들이 10년, 20년, 30년간의 긴 호흡으로 토의를 해서 원전과 에너지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탈핵 등을 결정하는 데 20~30년이 걸렸다. 

미국과 스위스는 50년된 원전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대만도 탈핵에서 원전 건설쪽으로 가고 있다. 일본 아베정권은 후쿠시마원전 폭발 사고이후 원전가동 중단 정책에서 최근 원전재가동으로 방향전환했다. 전기료가 너무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문재인정권은 원전을 세월호 취급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정권이 임기이후의 에너지문제까지 거대한 대못을 박으려는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오버하지 말아야 한다.

향후 100년간의 전력수급계획에서 원전비중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등에 대한 공론화를 본격 제기한 정부에 충실해야 한다. 환경 반핵단체 등 특정시민단체의 포로가 돼 에너지정책이 폭주하는 것은 치명적 사고를 낸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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