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올 2분기 성적표를 모두 받아들었지만, 마냥 웃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자칫하면 들끓는 통신비 인하 요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KT가 실적 발표를 하면서 이통 3사의 상반기 성적이 공개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전날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틀 동안 발표된 이통3사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3사 모두 매출과 영업 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성장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4조34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4233억원을 기록했다.
KT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4.8% 늘어났다. KT의 2분기 매출은 5조 8425억원, 영업이익은 4473억원이다.
2분기 LG유플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률은 각각 4.5%, 15.5%로, 매출액은 3조97억원, 영업이익은 208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축하주를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오는 9월 선택약정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되는 등 가계 통신비 절감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탓이다.
이렇게 되면 먼저 하반기 실적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는 게 이통업계의 입장이다.
실제 이통 3사의 2분기 실적만 살펴봐도 본업인 무선 통신 사업 부문의 매출은 대부분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오직 LG유플러스만이 LTE 가입자 및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 증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조4016억원을 기록했다.
이통 3사의 실적 개선은 IPTV 가입자 증가, 자회사의 손익 개선 등 다른 부문에서의 성장세가 이끈 셈이다.
그럼에도 이통3사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단순히 수치화된 실적만 두고 '통신비 인하 여력이 여전하다'며 정부 및 여론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통 3사는 미래 먹거리 투자 위축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정부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 부문장은 지난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은 사업자의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5G네트워크 투자 축소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차질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통신 분야는 정체 상태임을 알 수 있다"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설익은 통신비 인하 정책은 이통 사업자들의 실적 악화 및 신사업 투자 위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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