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630만 동원 '군함도'는 확연한 하락세
580만명이 본 '택시운전사', 꾸준한 흥행으로 천만 달성 기대
[미디어펜=석명 기자]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한국영화가 2017년 여름에도 탄생할 것인가.

이번 여름 영화 성수기를 앞두고 천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두 편의 대작이 영화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군함도'와 '택시운전사'다.

'베테랑'(2015년)으로 이미 천만 영화 감독 타이틀을 달고 있는 류승완 감독이 내놓은 '군함도'가 지난 7월 26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일주일 뒤인 8월 2일에는 장훈 감독이 1980년 5월 광주 얘기를 풀어놓은 '택시운전사'가 개봉했다.

두 영화는 담고 있는 내용 자체가 화제성을 갖기에 충분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하시마, 모양이 군함과 비슷하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림)로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주기를 그렸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소시민 택시운전사와 독일인 기자의 눈으로 본 아픈 역사를 담았다.

   
▲ 이번 여름 극장가 흥행을 이끌고 있는 두 대작 '택시운전사'와 '군함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출연 배우도 흥행을 보증할 만했다. '군함도'에는 황정민을 비롯해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택시운전사'는 국민배우로 불리는 송강호가 주연을 맡고 유해진 유준열 등 개성있는 배우들이 가세했다.

개봉 당시 기세로 보면 '군함도'는 너끈히 천만 관객을 동원할 것처럼 보였다. 100만명 가까운, 역대 최고의 오픈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화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과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초반 무섭게 관객을 모으던 '군함도'는 500만 돌파 이후 하락세로 꺾이고 말았다.

후발 주자 '택시운전사'는 초반 폭발력에서는 '군함도'에 못미쳤지만 순탄하게 흥행 중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군함도'는 천만 영화가 되는 것이 힘들어 보인다. 9일까지 '군함도'는 63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적잖은 관객수이긴 하지만 9일 일일관객수가 4만8천명 정도밖에 안된다. 상영 스크린 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700만명 안팎의 최종 스코어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금으로선 '택시운전사'의 천만 영화 등극을 예상해볼 수 있다. 꾸준한 흥행으로 9일까지 580만명이 '택시운전사'를 봤다. 9일 하루에도 '택시운전사' 관객수는 40만명이 넘었다. 10일 오후에는 600만명을 돌파했으며, 곧 '군함도'를 추월할 기세다.

'택시운전사'는 입소문도 좋아 당분간은 일일 흥행 1위를 지키면서 관객수를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시운전사'의 천만 관객 달성에 변수가 등장했다. 9일 개봉한 '청년경찰'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박서준 강하늘 주연의 '청년경찰'은 개봉일 30만명을 동원했다. 빅스타트는 아니지만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다 무겁지 않은 주제, 점점 늘어날 수 있는 스크린 수를 감안하면 '청년경찰'은 앞으로 '택시운전사'의 강력한 경쟁작이 될 수 있다.

'청년경찰'이 선전한다고 해도 천만 관객까지 바라보기는 힘들다. 결국 '택시운전사'가 이번 여름 유일하게 천만 영화 등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작품인 셈이다.

한편, 역대 천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는 지금까지 14편 있었다. '명량'(2014년)이 1천700만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역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여름 개봉작 '부산행'이 천만 영화 타이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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