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국민의당 8·27 전당대회가 11일부터 3파전으로 출발한 가운데 당권 경쟁에 나선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은 일제히 호남으로 이동해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들에게 호남은 선거전략상 최대 승부처로 여겨진다. 국민의당 전체 의원 40명 중 23명이 호남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광주는 8명 전원, 전남과 전북은 각각 8명과 7명이 소속돼 있어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직접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광주로 향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 역시 10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광주를 찾았다. 정동영 의원은 최근까지 호남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니며 당원들과 접촉했다. 정 의원은 11일 오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 전 대표는 광주에서 당원 간담회와 시·구의원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는 당 대표가 얼굴"이라며 "위기 상황이 아니면 (출마) 결심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탈 호남' 의혹에 대해선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그것이야말로 당을 분열시키는 책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국민의당을 세워줬고 대한민국 정치를 3당 체제로 만들고 정권교체까지 결과적으로 이르게 했다"며 "지금 누가 당대표로 나서는 게 적절한 지, 누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에서 고른 득표로 당을 승리로 이끌 것인지 판단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모든 정치생명을 걸고 호남 없는 국민의당, 호남이 들러리 서는 국민의당을 막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7 전당대회 레이스가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의 3파전으로 출발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당 위기 극복과 지지율 회복의 시작을 호남에서 시작해야 하며 호남은 국민의당의 모태로 탈호남을 말하는 사람은 정치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국민의당이 호남을 외면한다는 이는 정치적 패륜"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개혁을 주도하자' 주제 대담 행사에서 "어중간한 중간 야당에서 국민의당은 선명한 개혁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광주를 찾아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망월동 구 묘역에서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인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를 찾아 추모했다. 

앞서 세 후보자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는 등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22일부터 23일까지 '케이보팅'(온라인 투표)을 실시한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은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ARS투표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7월28일까지 국민의당에 입당한 전당대회 선거인은 당원 24만1287명으로, 이 중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의 비율이 50%를 넘었다. 전남은 5만456명(20.91%)로 당원이 가장 많이 몰렸고 이어 전북이 4만3114명(17.87%)이었다.

반면 호남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 비율은 저조했다. 

다수의 당원이 호남에 집중해 있는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오는 27일까지 호남에 집중하며 지지를 적극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파전으로 출발한 전당대회는 '1강2중'이란 평가가 나와 2중인 정 의원과 천 의원의 후보단일화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 의원과 천 의원은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안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천 의원은 단일화 여부에 대해 "출마 후보가 몇 명인지 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며 "아직 그런 문제를 얘기할 시간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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