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2300저지 견해 강해…손절매 나올시 낙폭 깊어질 수도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미국과 북한이 각을 세우면서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이에 투자자들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오전장 한때 전날보다 49.27포인트(2.1%) 빠진 2310.20을 기록하면서 2310선 붕괴위기까지 몰렸다. 지수가 2310선대로 밀린 것은 지난 5월 24일 2317.34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점점 낙폭이 확대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주가의 하락세는 북한리스크가 부각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데 대해 북한은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괌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해 양국간 긴장감이 촉발됐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발언들이 충분히 강하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 옵션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을 이어가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에따라 외국인투자가들이 서둘러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주가상승으로 인해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강하긴 했으나 금번 북미간 긴장 고조로 매도심리를 부채질 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하락하자 코스피가 어느 선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인지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악재가 지정학적 위험인 만큼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외국인 매도세도 차익실현이 끝나면 다시 매수세로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하면서 주가 하락과 채권가격 상승을 부채질했지만 미국과 북한의 추가 관계 악화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단기적인 조정 요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간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면서 “외국인들은 과거 7개월 연속 순매수한 경우 평균적으로 한 달 정도의 차익실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외국인 매도세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당장 전쟁이 일어나거나 글로벌 경기가 충격을 받아 기초여건을 훼손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정을 받더라도 2300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틸러슨 국무장관의 수위조절 및 대화가능성을 언급한데다 중국 등의 중재 가능성 등으로 북한 리스크는 결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예측했다.

그러나 낙폭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도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 2300선이 깨지면서 손절매 성격의 투매가 나올 수 있어 낙폭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주가가 올해들어 연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피로감이 누적된데 따른 조정이 최근 시작된 가운데 대북리스크가 터지면서 코스피가 크게 하락했다”며 “여러 이유로 인해 코스피가 하락하는 것인 만큼 한동안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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