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재계는 물론 국민들의 시선이 오는 25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고는 삼성전자는 물론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지 아니면 경영공백의 장기화로 갈지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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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2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사들과 경제단체 대부분은 이 부회장의 조속한 경영 복귀를 바라고 있다. 이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삼성전자는 물론 재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해 이 부회장이 빠른 시간 안에 업무에 매진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각 사업부는 전문경영인들이 지휘하고 있지만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먹거리 발굴에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앞서 미국 전장기업 하만과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랩스, 삼성페이의 뼈대가 된 루프페이 인수에 모두 이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했다. 하만의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비브랩스와 루프페이의 기술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6개월 가량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에 이미 잡음이 생기고 있다. 새로운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전무한 가운데 이미 품에 안은 기업들의 시너지 확보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속도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전장을 차세대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해외 경영에 발목을 잡혔고, 지난 4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사외이사직을 내려놨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사업을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FCA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것이 뼈아팠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직을 계속 유지했다면 FCA와 함께 전장사업에서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삼성전자 핵심 거래선은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까지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스킨십을 확대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행보는 삼성전자의 무형 자산으로 기업 경영에 큰 자산이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행사는 삼성전자와 직간접적 영향이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매년 미국 아이다호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개최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이 부회장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빠짐없이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푹 CEO, 팀 쿡 애플 CEO 등이 모여 미래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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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이 부회장의 공백 기간에 비례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 할 뿐 지난해 하만과 같은 대규모 M&A는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를 글로벌 정상 반열에 올려놓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며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 사업을 주도해온 이 부회장이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 재계도 이 부회장의 복귀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이 부회장의 장기 공백과 삼성전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 중소기업청 수석고문을 지냈던 매트 와인버그는 최근 한 매체에 '삼성, 소니 2.0 되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 글에서 와인버그는 "혁신의 리더라는 삼성의 입지는 최근에 처한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치적 격변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와인버그는 "세기의 재판으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삼성의 미래는 갈림길에 섰다"면서 "애플, 화웨이는 물론 수많은 업체가 곤경에 처한 삼성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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