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미국이 22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한국 측에 자동차·철강 등이 미국이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자동차·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최근 일부 품목에 대해 수입을 제한하며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개정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수출 감소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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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22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한국 측에 자동차·철강 등이 미국이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면서 자동차·철강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DB |
이날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FTA를 통해 무관세 수출을 해왔지만 미국이 이번 FTA 특별회기에서 무역적자를 원인으로 꼽으며 관련 조항의 개정을 요구한 이상 앞으로 수출 제약이 걸릴까봐 우려스럽다"고 한숨을 지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155억달러로 미국의 한국차 수입액(17억 달러)의 9배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 이후 한국차 수입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미국의 FTA 재개정 요구에 단단히 긴장한 모양새다. 철강업계는 “이미 비관세 장벽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이 어려운 상태에서 수출 환경에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사실상 미국 시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는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무역확장법 232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장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수입 제품에 대해 제한하는 조항을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 조항을 철강 수입에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측이 무역적자의 원인을 한미 FTA라고 꼬집으면서 개정을 요구한 이상 그동안 실시를 검토해 온 무역확장법 등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하면서 업계 대응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FTA 재협상 등 현안에 대해 한국과 미국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 회의 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측은 이번 회기에서 향후 일정을 포함한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양측 주장을 종합해 한 쪽이 불리한 부분은 수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후속 이행약정을 맺는 권한만 갖고 있다. 개정 작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얻는 절차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변경에도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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