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국민의당은 대선패배 원인과 책임 등을 기술한 대선평가보고서를 '8.27 전당대회' 이후 신임 지도부가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임기 만료를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평가보고서를 지난 23일 밀봉 상태로 받았다"며 "이 보고서의 공개 여부와 시점, 수용 여부 등에 대해 비대위와 기탄없니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보고서가 원래 8월초 제출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작업이 늦어져 뒤늦게 제시했고, 현재는 당 대표 선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보고서를 공개하면 새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며 "대선 평가의 목적과 달리 후보자간 이해 득실의 문제가 생겨 보고서는 밀봉한 채로 새 지도부에 인계하고 새 지도부가 공개해줄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 보고서는 대선 패배에 대한 교본이기 때문에 공개가 맞고, 이것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신속히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비대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이같은 결정에 안철수 후보를 제외한 당권주자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천정배 당대표 후보 수석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이날 오후 이언주·정동영·천정배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를 대리해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선평가보고서를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국민의당 제공


장 의원은 "평가보고서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결정했다면 더욱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 비공개 결정에 따라 당원들로선 당연히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모른 채 선거에 임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당대표 후보의 일부 경력까지 가려가며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마치는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93일의 시간, 말 그대로 폭풍우를 헤치고 백척간두, 풍전등화의 당을 지키고 세우기 위해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대선 패배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유미 씨 가짜 제보 사건이라는 태풍을 만나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짜 제보 사건과 관련해 위기를 회피하지 않겠다, 스스로 가혹해지겠다는 각오로 당이 진상 조사하고 검찰 수사에 능동적으로 협조했다"며 "국민께 드리는 반성과 혁신의 약속을 가슴에 새기며 반드시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새 지도부를 향해 "차기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출범 당시 목표였던 '새 정치 실현의 견인차'가 되는 것을 첫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호남 민심 복원을 위해, 당 대표는 서울이 아닌 호남에서 몇 개월을 머물더라도 호남 민심이 돌아올 때까지 호남 하방 정치를 실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혁신적 당내 인사로 특별 기구를 만들어 혁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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