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7년 9월 1일은 KBS 황정민 아나운서에게 영원히 기억에 남을 날이 됐다. 이날 황정민 아나운서는 19년간 마이크를 잡아온 KBS 쿨FM 'FM대행진'의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아침 라디오 생방송 최장수 프로그램의 DJ가 작별 인사를 고한 것이다.

감동과 눈물의 마지막 생방이었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19년, 6894일, 13788시간, 황족과 만든 시간은 이제 멈추지만 우리의 인생은 계속되니까 어디선가 또 만나 다른 숫자들을 만들어 갈 거라 생각한다"며 "하차를 앞두곤 잠도 잘 안 오더라. 지금까지는 어디 있어도 꿇리지 않고 황족들이 뒤에 있다 생각했는데 이제 그 자리를 벗어난다 생각하니 혼자인게 무섭기도 하다"고 마지막 방송을 하는 소회를 밝혔다.

   
▲ 사진=KBS 쿨FM '황정민의 FM대행진' 공식 홈페이지


'FM대행진'의 애청자들은 '황족'으로 불린다. 황정민 '족장'을 좋아하는 청취자들이 스스로 만든, 프로그램과 DJ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애칭이다.

황정민 아나운서의 마지막 생방송 목소리를 라디오로 들으며 황족들은 아쉬움 가득한 문자 사연을 쏟아냈다. 사연 소개를 하던 황정민 아나운서는 눈물을 내비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FM대행진'의 식구가 돼 함께 프로그램을 꾸려온 많은 이들이 황정민 아나운서의 마지막을 환송해줬다. 

김원장 KBS 김원장 기자가 출연해 '황정민 타임라인 뉴스'를 함께 했다. 김 기자는 KBS 파업으로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도 중단된 상태에서도 황정민의 마지막 생방송을 위해 기꺼이 스튜디오를 찾았다.

과거 코너를 함께 진행했던 정재승 박사도 깜짝 등장했다. 청취자들에게는 반가운 인물이었다. 정재승 박사는 "요즘은 '알쓸신잡'으로 많이 알아봐 주시지만, 사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FM대행진'이 시작이었다"고 게스트로 출연할 당시를 떠올렸다.

황정민과 'FM대행진'을 꾸며온 제작진 및 안재욱, 전현무, 김수용 등 기억에 남는 게스트들은 음성 메시지로 황정민 아나운서에게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에는 황정민의 자녀들이 전한 메시지가 나왔고, 황정민 아나운서는 또 눈물을 쏟고 말았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제 아이들에게도 더 잘해주겠다. 황족들도 언제나 응원하겠다. 언제나 함께하는 마음일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하면서 계속 울먹였다.

19년간 한결같은 진행을 해온 황정민 아나운서가 육아휴직으로 떠나는 'FM대행진'은 박은영 아나운서가 후임으로 진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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