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협공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
문정부, 기업 옥죄기...기업 경쟁력 하락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의 설익은 정책으로 통신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의 설익은 통신 정책으로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휴대전화 판매업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의 첫 단추로 채운 건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상향’이다. 기존 20%에서 25%로 할인폭을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선물한다는 생각이다.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은 이통3사와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정부의 승리로 최근 끝이 났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신규 가입자부터는 상향된 할인율이 적용된다.

이통사들은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이 거론됐을 때부터 극구 반대했다. 회사의 막심한 손해 주주 소송 우려 등을 제기하며 ‘행정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통사에 ‘소송은 절대 안 된다’며 부담을 줬고,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상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통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방위적 압박도 있었다. 

이통3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5%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상향에 대한 최종 의견서를 전달한 지난달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 3사의 요금 담합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선택 약정 고지 실태 점검에 나섰다. 선택 약정 고지 실태 점검이란 이통사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선택 약정) 혜택을 잘 지키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들의 연이은 협공에 이통 3사가 손을 들었다. 이통 3사는 지난달 29일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 25% 상향을 적용하기로 하고 행정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정권 초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데에 대한 부담감, 국민들의 거센 통신비 인하 요구 압박 등에 따른 판단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 약정 할인율이 상향 조정되도 소비자들의 요금 할인 체감도는 높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소급 적용 없이 신규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비자들의 실질적 통신비 인하 혜택 보다는 정권 초기 ‘기업 길들이기’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산업부 홍샛별 기자
대한민국이 ICT 강국으로 자리매김한데는 우수한 통신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5G 기술 선점을 위해 국가가 나서 전폭적 지원을 해 줘도 모자랄 시점에 정부는 기업의 고삐 쥐기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5G 기술 확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이통사들은 공격적 투자 보다는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대통령 임기 5년을 위해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책임질 산업을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통사들이 마음 놓고 글로벌 5G 경쟁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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