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5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나 임종식 비서실장은 만나지 못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 80여 명은 이날 오후 버스 3대를 나눠타고 청와대 경내로 들어간 뒤 영빈관에서 대기했으나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과의 면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오는 6~7일 러시아 순방을 앞두고 있어 정상회담 준비 등으로 면담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면담 불발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과도 인사했던 대통령께서 제1야당 의원들이 참석했음에도 면담은 커녕 비서실장 면담도 거부하는 것은 소통이 아닌 '쇼(Show)통'"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 항의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워낙 소통을 강조하는 만큼 대통령께서 직접 야당 의원들을 면담하고 국민에게 안심시킬 말씀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야당 의원을 설득하기는 커녕 면담도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5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를 방문해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과 면담을 가졌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정 원내대표는 "영빈관에 입장한 후에 비서실로부터 대통령 면담은 어려울뿐더러 비서실장도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무수석을 만나고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언질을 받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저희의 입장을 2번이나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어떤 입장이 나오는지 주시해서 보겠지만 야당의 현재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된다"며 "안보문제와 방송장악에 대해 국민을 안심시킬 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항의 방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찾아 "저희들이 노동부를 방문해 김 장관을 면담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이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라며 "MBC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계기로 음모의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에 "의원들께서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며 "노동부 장관으로서 MBC사장이 부당노동행위를 한 부분만 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체포영장 청구 승인 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는 "청와대와는 어떠한 상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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