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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
KB금융 회장 선임 문제가 갑자기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3년간의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인 윤종규회장의 연임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듯 했다. 이번에야 말로 낙하산인사, 외압없이 자율적인 회장추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역대정권마다 숱한 회장 선임 잡음과 갈등을 해소할 전기를 마련할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최근 KB금융노조가 차기회장 선임과정을 문제삼고 있다는 점이다. 친노조성향의 문재인정부와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갖고 있는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노조가 혹시 정권등으로부터 모종의 사인을 받고 윤회장의 연임에 대해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우려를 자아낸다.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철저하게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권력과 정치권 당국은 그만 간섭해야 한다. 1주의 주식도 갖고 있는 정부와 정권이 낙하산인사의 유혹을 갖고 있다면 단념해야 한다.
전직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통치권자의 직권남용이었다. 민간기업에게 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탄핵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생각하면 문재인정부는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인선에 대한 개입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정권의 인재운용상 필요한 공기업 낙하산인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청와대 금융위 등 관련당국,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이나 노조의 개입 모두 부작용만 심화시킨다. 관치금융이 지속되면 리딩뱅크 위상 회복과 글로벌화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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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가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회장의 차기회장을 선임한다.사외이사로 구성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회장 등 23명의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한 후 차기회장을 최종 추대하게 된다. 윤회장의 경영능력을 감안하면 연임이 유력하다. 역대정권마다 반복된 관치인사, 낙하산인사, 외압인사는 차기회장 선임과정에서 재현돼선 곤란하다. 이제 자율인사로 가야 한다. /KB금융 제공 |
노조는 회장 선임과 사외이사 등 경영권에 대한 부당한 훼방과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노조가 정치노조로 전락하는 것은 최악의 행태다. 그들이 할 일은 고용과 임금 복리후생문제에 대해 주력하는 것이다. 노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KB금융 차기회장 윤곽은 8일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윤회장 등 23명 중의 후보군 중 3~4명으로 압축하면서 드러날 전망이다. 윤회장의 임기는 11월 종료된다.
윤회장은 1기 뛰어나 경영능력과 실적을 기반으로 연임에 도전했다. 경영의 연속성과 장기계획 수립, 리딩뱅크 위상 회복과 글로벌경쟁력 강화, 조직 안정 등의 측면에서 윤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전직 KB맨들도 도전장을 던졌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김기홍 부행장, 김정민 전KB부동산신탁사장등이 윤회장의 뒤를 좇고 있다.
자율인사가 지켜질지 여부는 3~4명의 숏리스트에 어느 외부인사가 포함되느냐에 달렸다. 문재인정권과 연계된 인사가 외부인사로 추천되면 차기회장 추대문제는 불투명해진다. 윤회장 연임 구도에 심각한 먹구름이 몰려올 개연성이 높다.
KB금융 회장 선임문제는 역대정권마다 낙하산인사로 홍역을 치렀다. 이명박정권 시절 황영기 어윤대전회장, 박근혜정권 시절엔 임영록 전회장등이 낙하산인사로 평가받았다.
고려대 총장 출신의 어윤대회장은 이전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취임했다. 금융계 인사가 아닌 학계출신이라는 점에서 무리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전회장은 이명박정권 시절 이팔성 우리금융회장, 김승유 하나금융회장 강만수 전산은회장 등과 함께 금융계 4대 천황으로 권세를 누렸다.
황영기 전회장은 강정원 전 은행장과의 알력과 갈등 속에 불명예퇴진했다. 우리금융회장 재임당시 파생상품 투자 손실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임영록 전회장은 재경부 모피아출신이지만, KB금융지주 사장을 3년간 역임한 바 있어서 반내부, 반낙하산인사로 분류된다. 임전회장은 다른 권력 동아줄을 타고 내려온 이건호 전 행장과 주전산기 교체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둘은 동시에 불명예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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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가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회장의 차기회장을 선임한다.사외이사로 구성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회장 등 23명의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한 후 차기회장을 최종 추대하게 된다. 윤회장의 경영능력을 감안하면 연임이 유력하다. 역대정권마다 반복된 관치인사, 낙하산인사, 외압인사는 차기회장 선임과정에서 재현돼선 곤란하다. 이제 자율인사로 가야 한다. /KB금융 제공 |
윤종규회장은 회장-행장간 갈등으로 동요하던 조직내부를 추스르고, 경영정상화에 전력투구했다. 리딩뱅크의 위상을 회복하기위해 절치부심했다. 외부인사 잡음으로 뒤숭숭하던 조직을 안정시켰다. 덩치 키우는데도 주력했다. LIG손보 인수를 마무리해 보험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중견 현대증권도 끌어안았다. 은행에 치우쳤던 금융지주에 보험과 증권까지 합류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의 1기 경영실적은 돋보인다. 지난 10년간 신한금융에 밀렸던 리딩뱅크 위상을 다치 찾은 것이 큰 성과다. 올들어 금융주 부문에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2분기 순익은 9901억원으로 신한금융(8920억원)을 제쳤다. 상반기 실적에선 신한금융(1조8891억원)이 KB금융(1조8602억원)을 근소한 차이(300억원대)로 앞섰다.
KB금융이 지난 10년 신한금융뒤에 있다가 2분기 실적과 시가총액에서 앞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윤회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 경쟁력강화를 위한 인수합병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맨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준 것.
윤회장 외에 다른 내부출신 후보군들도 역량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윤회장을 앞지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차기회장을 추대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공정성 투명성 자율 외압배제 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외압과 청와대 정치권 입김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KB금융이 다시금 낙하산인사 흑역사의 전철을 밟는 것은 곤란하다. 사외이사들은 결연한의지와 각오를 갖고 임해야 한다. 권력과 정치권 금융당국의 개입을 막아내고, KB금융을 더욱 발전시킬 후보를 추대해야 한다.
CEO가 뛰어난 실적과 경영능력을 보여주면 2기, 3기 연임 기회를 주는 게 타당하다. 선진국 기업이나 금융회사에선 장기 재임하는 장수 CEO들이 즐비하다. 주주와 투자자들이 성과를 내는 CEO에게 지속적인 신임을 보내기 때문이다. 퍼포먼스가 뛰어난데도 CEO들이 1기만 채우고 떠나는 단명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회사의 장기안정성장과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KB금융이 민영화된 공기업 포스코와 KT처럼 정권따라 회장 인선이 좌우되는 것은 곤란하다.
낙하산인사, 외압, 관치인사 등의 오명과 흑역사가 더 이상 KB금융 회장 추대과정에서 재현돼선 안된다. 사외이사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자율선임에 실패하면 10년만에 어렵게 되찾은 리딩뱅크 위상이 다시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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