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놓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으로 국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공방을 벌이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헌재소장 표결이 부결된 것이 처음인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 부결도 처음으로 기록됐다. 이로 인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과의 싸움에서 패한 것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의 원인을 국민의당에게 돌리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을 향해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국회 내 적폐세력, 국정농단 공범자들에 의한 ‘9.11’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의 환호에 동조한 국민의당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저만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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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놓고 직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으로 국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공방을 벌이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이 국회 결정권을 가졌다고 헌재소장 부결의 공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철 지난 ‘호남홀대론’을 앞세워 구태정치의 선봉에 서다니 호남 출신 헌법재판소장 부결에 앞장서며 호남을 대놓고 홀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새 정치’의 열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김 후보자의 세월호 보충의견을 일독할 것을 권한다”면서 “국민배신당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손 떼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호남의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호남 출신 김 후보자의 인준 통과에 반대작용을 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듯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 부결 결과를 놓고 ‘힘이 모자랐다’ 고백한 우원식 민주당 대표는 아직 사태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면서 “김 후보자 인준 부결된 것은 지지율에 추해 힘자랑만 하다가 일을 그른친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신신당부한 추경안 처리 때도 안일한 원내 전략으로 정족수 미달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결국 자유한국당에 본회의 참석을 긴급 요청해 겨우 의결 정족수를 채워 추경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어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에 동조한 국민의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우 원내대표의 말대로라면 지난번 추경 통과는 민주당이 적폐세력인 한국당과 손을 잡고 처리한 꼴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제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자기 힘만 믿고 밀어 붙인 청와대의 오만과 힘자랑만 하고 그 힘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민주당의 무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진정 제2, 제3의 김이수를 막고자 한다면 힘이 모자란다며 국민들에게 징징대는 못난 행태부터 버려야 한다”며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가진 막강한 힘을 야당과 소통하고 협치하는데 쓰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민심의 뭇매를 피하려고 자기 잘못을 떠넘기는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 다는 비평도 나오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를 부결시키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기 바쁘다”면서 “자신들이 잘못은 잊은 채 야당의 잘못만 따지는 것은 협치를 안중에도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김 후보자 표결 당시 민주당 몇몇 의원들도 재석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집안 관리도 못하면서 국민의당을 비판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당에 대해선 “이번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호남 민심으로부터 국민의당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며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입장에선 호남인사 탈락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겨고 노력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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