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진행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코드 인사’ 논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2일 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는 물론 김 후보자의 경륜 부족을 물고 늘어지며 각을 세웠고, 이에 맞서 여당은 김 후보자가 '사법개혁 적임자'라며 방어하고 나섰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법부마저도 코드 인사, 편 가르기·편향 인사를 하면 안 되며,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며 "임명이 된다면 새로운 사법 숙청이, 피의 숙청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대법원 내에, 3000여명의 법원 조직에서 청문위원들한테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도 "사법부 정치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한번 봐라"라며 "대법원장이 임명되면 청와대,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법원 다 같은 색깔, 같은 생각 가신 분들로 채워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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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 후보자는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회장 출신이다. 김 후보자가 2015년 11월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을 맡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야권이 대표적으로 문제 삼는 판결 사례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의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사상검증' 이라고 맞받아쳤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한 사실만으로 그렇게 이념 좌파 코드라고 씌우는 이유가 있다"며 "그렇게 하면 논쟁이 사상 논쟁으로 간다, 저 사람 속이 '빨갈 거다' 하는 순간 제대로 된 논쟁은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곽 의원의 '경륜 부족' 지적에 대해 "우려하시는 바는 알겠지만 지금 시대에서 요구하는 대법원장 상은 그와 같은 권위와 경력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는 "두 단체에 몸을 담갔던 것 맞지만 정치적 편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모임 모두 학술 단체이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단체가 아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의 법원 행정 경험과 경륜을 놓고도 여야는 대립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많은 야당 의원이나 후보자께서 전혀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장에 지명된 것은 최종책임자로서 잘할 수 있는가에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원 행정 경험은 춘천지방법원장 재직이 전부인데 경험과 경륜이 부족한 분이 대법원장으로 들어가면 초보운전자가 대법원을 운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춘천경찰서장이 경찰 총수가 되고, 육군 준장이 육군참모총장을 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은 쿠데타 이후에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철통 엄호에 나섰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사법개혁 필요성을 공히 인정하고 있고 심각히 고민해야 하는 이 지점에 기수, 의전 등을 얘기하니 착잡하다"고 말했다.
백혜련 의원도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대법관 중에서 더 높은 기수, 나이 많은 대법관들이 많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다면 오히려 안정적인 후보자를 지명했어야 했다.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부 독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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