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휴대폰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이 발의됐다. 이에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인위적 유통 개편이 가져올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판매점이, 통신서비스 가입은 이통사·대리점이 각각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 의원은 "완전 자급제 도입을 통해 이동통신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단말기 제조업자 간 출고가 경쟁, 통신사업자 간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해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이통사가 부담해 왔던 '휴대폰 보조금'이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단말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확보했던 이통사들은 이제 '요금제 상품'과 '서비스'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여당과 시민단체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스마트폰 기기 값이 하락하고, 통신비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통업계는 해당 법에 난색을 표했다. 당사자인 이통사와 제조사는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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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이 18일 발의됐다. 이에 "통신비가 인하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인위적 유통 개편이 가져올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완전 자급제 도입'과 관련,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대리점 수익에 타격이 큰데다가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부분적으로 자급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진해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완전자급제와 관련 "속단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스마트폰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삼성은 글로벌 시장 가격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시장만 놓고 가격을 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유통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고통도 상당히 클 것으로 걱정 된다"며 "'고용'이나 전체적인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완전자급제는 시장 유통 구조를 시장이나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아닌 정부가 개입해 재편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소비자가 원하면 별도로 단말기를 구입해 이통사에서 개통할 수 있다"며 "단말기 자급의 선택권은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소비자의 선택을 줄이는 시장에 대한 또 다른 '규제'고 이통사에 대한 '반기업 선동'일 뿐"이라며 "해법은 규제가 아닌 규제 악법을 폐지하고 '단말기 유심 완전 개방' 등의 경쟁 촉진"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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