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그룹총수 쪼잔한 혐의 씌워, 특검 검찰 경찰 총수 무차별 소환 구속 경제악영향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경찰이 검찰과 총수소환 경쟁을 벌이는가?

경찰청이 19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충격적이다. 집안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그룹돈으로 충당했다는 혐의에 대해 사실확인 조사를 한다는 명분에서다. 경찰청은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공사비용 30억원을 대한항공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유용했다고 보고 있다.

유력그룹 총수가 경찰에 불려간 것은 김승연 한화회장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김회장은 2007년 아들 폭력사건으로 남대문경찰서에 소환돼 곤욕을 치렀다.

10대그룹총수가 경영외적 문제로 공개소환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계열사 부당 지원이나 헐값 매각 및 인수 등 관련한 배임이나 횡령 혐의가 아닌 자택공사비 문제로 소환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글로벌그룹 총수가 집안 공사비까지 시시콜콜 지시하고, 계열사 돈을 갖다 쓰라고 했을 개연성은 희박하다. 회장집 관리를 하는 집사나 비서, 가족들이 알아서 했는지는 모르겠다. 경찰 소환은 세계 10대항공사 리더를 ‘쪼잔한’ 피의자수준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조회장 사안은 자택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게 정도일 것이다. 집안 공사비문제로 글로벌그룹 총수를 공개소환하고, 망신주는 것은 전례가 없다.

검찰수사도 그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인하대 발전기금 130억원을 파산한 한진해운 회사채에 투자해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 화불단행이다. 악재가 겹치고 있다.
조회장이나 한진그룹은 인하대의 화사채 투자는 그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총장 전결로 이뤄진 것에 대해 이사장인 조회장에게 배임 혐의를 씌우는 것은 과잉고소 측면이 없지 않다.   특정성향 시민단체가 조회장을 억지로 엮으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조회장은 세계 7대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을 살리기위해 사재출연 등 최대한 노력했다. 에쓰오일 지분매각 대금 등 2조원을 투입해서 부채비율 1400%를 800%로 낮추는 등 사력을 다했다. 조회장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최대 피해자가 됐다. 모든 것을 잃은 그에게 인하대 회사채 투자손실까지 책임지우는 것은 아니면 말고식 무차별 고소 측면이 없지 않다.

반재벌정서에 편승한 총수소환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법만능의 폐단으로 전락한다.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분투하는 재계리더들을 너무 홀대하는 풍조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19일 집안 인테리어공사비 유용혐의로 경찰에 소환됐다. 글로벌그룹총수한테 집안공사비문제까지 혐의를 갖고 공개소환하는 것은 사법과잉측면이 강하다. 최순실사태이후 재계총수들에 대한 특검 검찰 경찰등의 무더기 소환과 구속 사태가 경제에 심각한 악재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같은 한국 대표 총수를 굳이 국민들의 혈세로 밥과 숙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  경영을 하면서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후 박영수특검 검찰에 이어 경찰마저 기업관련 일이면 총수부터 불러서 망신주려 한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이 총수수사에 의욕을 보이는 측면이 강하다. 총수들은 문재인정부들어 동네북이 되고 있다. 적폐청산 대상으로 낙인 찍혀 잔뜩 위축돼 있다. 

여야의원들은 최순실 청문회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본무 LG회장 김승연 한화회장 허창수 GS회장 손경식 CJ회장 등 재계 총수들을 모조리 불러다 막말과 호통치기 바빴다. 최순실 청문회에 불려나온 기업인은 무려 150명에 달한다.

하태경 안민석 등은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총수들에게 전경련에서 탈퇴하라고 윽박질렀다. 전경련을 탈퇴할 생각이 있는 총수들은 손을 들라고 했다. 재계리더들을 대상으로 군기잡는 슈퍼갑질이 극성을 부렸다. 의원들의 자질과 품격은 추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후 재계총수들과 청와대 만찬을 통해 일자리창출과 투자확대를 당부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협력업체와의 상생도 주문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한화 한진 등 재계는 문대통령의 당부에 화답했다. 그룹별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방안을 내놓았다.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및 기술지원 강화 보따리도 풀었다.

문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시엔 수십조원의 대미투자선물을 트럼프대통령에게 보냈다. 조회장은 문대통령의 미국방문에 맞춰 로스앤젤레스시에서 70층규모 윌셔그랜드호텔 준공식을 가졌다. 10억달러가 투자된 건물은 서부지역 최대 마천루로 각광받고 있다. 공고한 한미경제협력을 상징하는 최고급호텔로 자리잡았다.

   
▲ 주요그룹 총수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청문회에 불려가 의원들로부터 저질 막말과 호통치기로 수난을 당했다. 주요 선진국가운데 한국만큼 재계리더들을 홀대하는 나라가 없다.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에 대한 격려도 필요하다. 규제혁파을 통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게 해야 한다. /연합뉴스

조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시절 평창올림직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그룹인력과 조직을 파견했다. 그는 비록 최순실의 농간으로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 여전히 평창올림픽에 강한 애정을 갖고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국가스포츠에 기여하고자는 그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

조회장의 수난을 보면서 한진그룹도 변할 필요가 있다. 수년전 장녀의 땅콩회항사건과 2세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이 그룹이미지에 악재가 되고 있다.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인의 조화를 위한 지배구조 선진화가 시급하다. 2세들의 과도한 경영참여도 리스크 요인이다. 사회책임경영 강화등을 통해 그룹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노력도 단행돼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재벌을 적폐집단으로 간주해 강도 높은 개혁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총수들에게 투자와 일자리창출의 주역이 되라고 촉구하면서 공정위와 사법기관을 통해 채찍질하기 바쁘다. 김상조의 공정위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 강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법원 등 사법기관들이 재벌 사안에 포퓰리즘적 가중처벌과 중형주의로 가고 있다. 재계로선 엄혹한 겨울나기를 해야 한다.

조회장의 수난은 재계총수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악재가 터지면 시범케이스로 혼쭐이 나는 위험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정권과 사법기관이 재계리더들을 지금처럼 주눅들게 만드는 것은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30대그룹 총수 가운데 사법처리되거나 수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극히 일부분이다. 이대로가면 한국경제리더들이 형사범으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다. 세계 10대경제규모를 가진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기업인을 과잉처벌하는 나라는 없다.

정부와 시민단체는 재벌개혁이 투명경영을 촉진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전방위 강공책은 부작용이 더 많다. 황금알을 낳은 거위들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정부와 국민 사법기관들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기업가정신 감퇴, 투자위축과 일자리감소, 성장정체는 문재인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도 어렵게 한다.

재계를 춤추게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채찍만 가하면 쓰러진다. 당근도 줘야 한다. 규제만 하지 말고, 규제혁파를 통해 4차산업시대를 주도하게 해야 한다. 기업인들의 축 쳐진 어깨를 활짝 펴줘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