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차기환 KBS 이사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의 파업에 대한 심경 글을 남겼다.

차 이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KBS 이사회에서도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쳤다"며 "2주전 이사회 회의 시에는 약간의 몸 접촉이 있으면서 실랑이를 벌린 정도였으나 오늘은 꽤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이사 4명은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강규형 이사는 학교 회의로 인하여 뒤늦게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아주 봉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이사회에 참석하려던 강규형 이사는 민주노총 산하 KBS 노조원들의 이동 방해에 의해 안경이 떨어지고 옷매무새가 엉망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이사는 이에 "과연 언론인들이 하는 파업이 저런 형식이어야 하냐"고 토로했다.

차 이사는 "파업이 회사의 경영진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을 파업 목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보다 근본적으로 그들은 과연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차기환 이사의 글 전문이다.


오늘 KBS 이사회에서도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쳤다. 

이사회 회의가 열리는 날, 2-3주 전부터 시위가 있었고 이사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앞에서 수십 명의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고함치면서...

2주전 이사회 회의 시에는 약간의 몸 접촉이 있으면서 실랑이를 벌린 정도였으나 오늘은 꽤 심각했다. 나를 포함한 이사 4명은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강규형 이사는 학교 회의로 인하여 뒤늦게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아주 봉변을 당했다.

안경이 떨어지고 옷을 잡아당겨 옷매무새가 엉망이 되고...

과연 언론인들이 하는 파업이 저런 형식이어야 하는가? 파업이 회사의 경영진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을 파업 목적으로 할 수 있는가?

보다 근본적으로 그들은 과연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이런 행동을 하고 있을까? 그들 스스로 과연 정의롭고 떳떳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가?

회의장 들어갈 때 조합원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압박하는 장면을 캠코더로 담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래서 나도 핸드폰으로 몇 장을 찍었더니 상당수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다. 정의롭고 떳떳하면 왜 그런가?

지난 임시이사회에서 나도 발언하였고 오늘 이사회에서 강규형 이사도 발언했지만, 정부가 공영방송 이사들의 임기 이전에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싶다면,  노조들이 파업을 통한 이사진, 사장, 경영진 몰아내기를 한 과실을 그냥 따 먹으려 하지 말고(그러는 가운데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고 회사는 상처를 입는다) 당당하게 임명권자로서 임명권을 행사하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이다. 

국가가 전쟁 위기에 직면한 상태이고, 북한은 핵 실전 배치를 앞둔 상황임에도 노조는 경영진을 몰아내기에 급급하다. 가슴이 답답하지만 어쩌겠나? 그 자리에서 당당히 서서 바람을 맞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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