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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
기아자동차가 잔업과 특근을 없앤 것은 한국자동차산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아차나 현대차 모두 한국에서 더 이상 생산을 늘리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 첫 번째 메시지다. 생산능력이상으로 자동차를 만들어내야 효율을 극대화하고 매출과 이익에 유리하다. 기아차는 반대로 생산능력 이하로 자동차생산을 줄이는 강수를 뒀다. 국내생산 축소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직면한 위기가 심각함을 반증한다.
기아차가 잔업을 중단하고, 특근도 최소화하기로 한 것은 통상임금 폭탄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지방법원은 지난달말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기본급의 750%인 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법원이 들어준 것. 회사가 최종적으로 패소하면 근로자들의 특근 잔업수당은 1.5배로 급등하게 된다.
노사는 그동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키로 했는데도, 법원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했다. 1심은 대법원이 판결한 노사간 신의칙을 무시했다. 요즘 판사들마저 촛불여론, 노조 눈치를 잔뜩 보고 있다.
1심의 친노조 판결로 기아차는 1조원이상의 추가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됐다. 3분기에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기아차는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대로가면 매년 인건비가 20%씩 급증하게 된다. 기아차 근로자들의 평균임금은 9700만원. 국내 최고수준의 고임금직장이다. 기아차로선 도저히 인건비 추가부담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경영지수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사드보복 피해로 올들어 중국판매와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중국판매는 지난 7월말 현재 14만96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2%나 격감했다. 현대차도 이 기간 40.7%나 급감한 35만1292대에 그쳤다. 사드불똥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사업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다.
회사는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데, 노조는 턱없이 고임금투쟁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정부마저 친노동정책으로 기아차의 국내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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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가 잔업중단과 특근축소를 결단한 것은 노조의 지나친 고임금요구와 소송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생산량은 최대 12만대 감소하고, 근로자들 임금도 200만원이 줄어든다. 노조의 지나친 임금요구가 회사와 노조 모두의 손실을 초래했다. 노조는 더이상 고임금압박을 중단하고, 고통분담을 통해 회사경쟁력강화에 매진해야 한다. 무파업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미디어펜 |
문제는 기아차가 1심 패소로 미지급 인건비이자율이 14%씩 적용된다는 점이다. 대출금리가 2~3%에 불과한 저금시대에 14% 과징금 이자율은 회사가 감당하기 버겁다. 노조원들은 이를 악용해 추가 통상임금 수령을 거부하는 사태도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법원까지 소송이 진행되면 두자릿수의 과징금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잔업중단과 특근 감축으로 기아차의 국내 생산대수는 4만1000대 줄어든다. 특근축소까지 포함하면 최대 13만대가량이 줄어든다. 소하리 화성 광주공장 생산량은 지난해 155만대에 달했다.
기아차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바닥이다. 현대차 기아차 편성비율은 60으로 미국 현지 공장의 96에 비해 턱없이 낮다. 편성비율은 100을 기준으로 회사 유휴인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60이라면 나머지 40명은 없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공장은 생산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반면, 미국공장은 생산성이 높다. 국내공장에 있는 근로자들은 수시로 스마트폰으로 음악듣고 게임을 즐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루분량의 일을 서둘러 마친 후에 낚시하거나 조기퇴근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있다. 근로자들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
1인당 생산대수도 국내공장이 뒤진다.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근로시간을 표시하는 HPV는 현대차 베이징공장 17.7시간, 인도 첸나이 공장 20.7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 14.7시간등에 비해 국내공장은 무려 26.8시간이 된다. 임금은 외국공장 근로자에 비해 많이 받는 반면, 생산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잔업중단과 특근 축소는 회사와 노조원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 노조원들은 연간 200만원의 임금이 줄어들게 된다. 강성노조원들이 고임금파티를 즐기려다 역풍을 맞은 것이다. 과도한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을 벌여 회사를 위기로 몰아간 것에 대한 보응을 받게 된 것이다.
자동차 국내생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해외생산이 늘어날 것이다. 노조원들의 무리한 고임금압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2위 자동차생산회사 도요타 근로자들은 스스로 공정개선에 힘쓴다. 현대차 기아차 노조원들은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임금인상 투쟁과 파업을 벌인다.
한일자동차근로자의 상반된 태도는 도요타와 현대차 기아차의 미래를 확연하게 차이나게 만들 것이다. 회사와 상생하는 일본노조와 회사를 적대시하는 현대차 기아차노조의 투쟁노선은 양사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기업들은 노조의 등쌀과 잦은 파업, 고임금등에 지쳐 해외로 떠나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강성노조에 질려 들어오지 않는다. 국내외 일자리창출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창출한 일자리는 109만개를 기록했다.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창출한 일자리는 고작 7만개에 그쳤다. 국내외 일자리 격차가 무려 14배로 커졌다.
한국의 노사경쟁력지수는 세계최악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노사경쟁력은 전세계 138개국 중 135위에 그쳤다. 꼴찌수준이다. 이런 강퍅한 노조가 있으니 기업들이 갈수록 해외로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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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자동차노조가 고임금파업을 벌이는 동안 도요타근로자들은 자발적으로 공정개선에 나선다. 도요타근로자들은 임금인상도 자제하고 회사의 경쟁력강화에 적극 동참한다. 도요타노조는 55년째 무파업행진을 벌이고 있다. 연례파업을 벌이는 현대차 기아차노조의 행태는 회사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자신들의 일자리도 위협한다. 기아차 신차 스팅. /기아차 제공 |
문재인정부가 아무리 기업들의 유턴을 추진해도 별무성과를 거두는 것은 강성노조탓이 크다. 기업부담을 가중시키는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급등 근로시간단축, 법인세 인상 등 반기업 친노동정책도 한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전락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치솟는 인건비에 세금공세까지 겹치면서 한국에서 사업하기 힘들다고 비명을 지른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패소는 향후 자동차산업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강성노조 파업과 고임금압박-국내공장 생산 축소-해외생산 이전-노조와의 갈등격화-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글로벌 톱5위상 약화 등의 시나리오가 우려된다.
현대차도 통상임금 불똥이 튀면 잔업과 특근을 줄여나갈 것이다. 노조리스크가 없는 해외생산을 늘려갈 것이다. 노조는 반발하겠지만, 회사가 살기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금처럼 가면 현대차와 기아차 인건비는 매년 20%씩 늘어난다. 통상임금 추가인건비 급증,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주말수당 증가, 정규직 전환 증가등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저성과자 해고와 구조조정은 불가능한데, 임금만 매년 급등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라인노조원의 평균연령은 50세다. 고령근로자가 젊은 근로자에 비해 3~4배 고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
기아차 잔업과 특근 중단 및 축소는 자동차산업 전반에 악재가 된다. 연간 9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700만대가량만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00만대가 줄어드는 것. 2012년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수치다. 연초에 세운 825만대판매목표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매출감소와 이익축소로 투자여력이 줄어드는 것도 악재가 된다. 친환경차량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친환경 차량 개발 경쟁에서 미국 일본 독일완성차업계에 밀리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구개발(R&D)투자는 4조원으로 도요타의 5분의 2에 그쳤다. 독일 폭스바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으로선 갈 길이 아직 멀다.
협력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드는 것도 완성차-협력업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구조조정 태풍에 내몰릴 것이다. 완성차 귀족노조의 지나친 임금인상 요구가 전후방자동차산업에 심각한 역풍을 몰아오고 있다. 자동차는 제조업생산의 13%, 고용의 12%, 수출의 13%를 차지한다. 자동차산업이 약화되면 제조업이 무너진다.
기아차 현대차 노조는 세계자동차시장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회사의 극심한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 회사와 무파업과 내몫자제 미래자동차개발 협조 등을 위한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 고임금 파업을 그만두고, 도요타근로자들처럼 내몫자제와 공정개선에 나서야 한다.
내몫만 찾겠다면서 회사를 벼랑끝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자신의 일자리를 걷어차는 것이다. 후배들의 일자리도 위협한다.
회사는 휘청거리는데, 노조가 임금인상 파업투쟁을 벌이는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다.
도요타처럼 55년째 무파업을 이어가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도요타도 60년대 이전까지 극심한 노조파업으로 홍역을 앓았다. 판매및 시장점유율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노조는 회사와 손을 잡고 파업을 철회하고,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강화에 팔을 걷어부쳤다.
도요타는 수년간 연간 20조원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노조는 내몫을 자제하고, 수년째 월 1만원인상에 만족하고 있다. 회사의 친환경차량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협조하면서 항구적 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도 사드피해를 계기로 강성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잠재우고 노사평화를 회복할 호기로 활용해야 한다. 지금은 외환위기를 방불케 하는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결연한 의지와 배수진을 치고 노조의 무리한 고임금 파업을 종식시켜야 한다. 무파업신화를 창출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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