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기업이 1000원을 팔아 46원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제외하면 수치는 더 낮아진다.
28일 한국은행이 상장법인 1541개와 비상장 주요기업 16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6%로 지난 2003년 통계를 처음 내기 시작한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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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은 총재/출처=뉴시스 자료사진 |
매출액영업이익률이란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제조 및 판매활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 외 손익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이익만을 매출액과 대비한 것이므로 곧 판매마진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즉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6%라는 것은 1000원을 팔아 46원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글로벌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 이익률은 이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액을 제외한 지난해 국내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2년 3.8%에서 2013년 3.4%로 떨어졌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수입물가가 안정돼 매출원가는 낮아졌으나 판매관리비 비중 확대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나타내는 성장성 지표들도 악화됐다. 2013년 매출액 증가율(4.9%→0.7%), 총자산증가율(5.0→3.2%), 유형자산증가율(5.8%→3.5%) 등은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들이 떨어진 데 반해 채무이행불능위험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안정성 지표들은 개선됐다. 부채비율(97.9%→95.1%)과 차입금의존도(25.5%→25.2%)가 전년 동기 대비 낮아졌다.
지난해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유입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유출이 늘어난 데다 부채를 갚는 등의 재무활동 등으로 현금 유입이 줄어 업체당 평균 순현금유출 규모는 8억원에서 24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기계를 구입하거나 공장을 짓는 등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금융상품 투자가 늘어 체감 경기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유형자산 증가율은 ▲2011년 8.4% ▲2012년 5.8% ▲2013년 3.5%로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2008년(2.8%) 이후 가장 낮은 5.1%에 그쳤다. 이 비율은 산업용 기계(5.6%→3.5%)와 조선(4.1%→-0.1%) 등 지난해 구조조정이 있었던 산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이자보상비율(379.6%→399.1%)은 상승했다. 이 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벌어들인 돈은 적지만 저금리에 힘입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자보상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업체의 비중은 1년 전 30.6%에서 31.6%로 늘었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기업 100곳 중 30곳이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내지 못했다면 지난해에는 31곳으로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초과하는 기업의 비중은 44.2%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높아졌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