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 반부패 정책의 출발을 권력형 부정부패에서 시작해 주길 바란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별 부정비리나 부패범죄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반부패 정책들을 마련하고, 범정부적인 반부패 추진 전략을 세워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첫번째 반부패정책협의회에는 감사원장, 법무부·국방부·행정안전부장관, 국무조정실장, 국가정보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검찰총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인사혁신처장, 권익위 부위원장(간사),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새 정부의 모든 정책의 출발로 삼겠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 지표가 되어줄 것”이라면서 “새롭게 출범하는 반부패정책협의회가 부패 청산의 구심점이 돼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가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부패 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기관의 수장이 함께 자리한 이날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예정 시간을 40여분이나 훌쩍 넘기면서 진행됐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관계부처간의 협력으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반부패정책과 전략을 수립할 것”을 당부하면서,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까지도 뻗쳐있는 뿌리 깊은 부패를 척결하여야만 국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고, 비로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정부 기관의 보고 순서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은 권력형 비리와 민간부패에 대한 대책 부족, 국가 반부패시스템에 대한 국민 불신 심화 등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정부주도로 개별기관 차원의 공공부패에 한정된 반부패 정책에서 벗어나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치를 통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부패를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일번가, 국민생각함 등을 통해 국민참여를 활성화하고 담합, 리베이트 등 집중신고 대상을 발굴하여 민간․기업의 부패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뇌물, 알선수뢰, 알선수재, 횡령, 배임 등 5대 중대범죄와 지역 토착비리를 엄단하겠다”며 “이를 위해 전국 검찰청 반부패특별수사부를 중심으로 전면적‧상시적 단속을 전개하는 한편, 지역별 고질적 폐해를 분석하여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보고했다.
박 장관은 또한 5대 중대 부패범죄와 지역 토착비리에 대해서는 처리기준 및 구형 기준을 상향하여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범죄로 인한 불법수익은 끝까지 추적‧환수해 부정부패행위의 동기를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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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는 감사원장, 법무부·국방부·행정안전부장관, 국무조정실장, 국가정보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검찰총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인사혁신처장, 권익위 부위원장(간사),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이 참석했다./사진=청와대 제공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은 민간 분야의 고질적 부조리인 갑질‧담합 등 민생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대책을 중심으로 보고하면서 “하도급‧유통‧가맹‧대리점 등 갑을관계가 특히 심각한 4개 분야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여 집중 관리하겠다”며 “하도급 분야는 대기업이 중소 하도급업체에게 자신과의 전속적 거래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중소기업의 핵심경쟁력을 갉아먹는 기술탈취 등은 전담조직을 통해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가맹 분야는 프랜차이즈 본부의 갑질에 대한 엄중 제재와 함께 가맹점주가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 등을 보다 상세히 공개하도록 했다. 유통‧대리점 분야에서는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확대하는 등 피해자의 민사적 구제수단을 강화하고, 대리점단체 구성권 명문화 등 소상공인의 협상력 강화 방안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담합에 대한 적발과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공정위는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의 성능 개선, 해외경쟁당국과의 협조 강화 등을 통해 담합 적발 능력을 높이고, 고발활성화, 과징금 한도 상향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국방부는 방위사업 비리 발생 요인을 제거하고 예방하기 위한 근원적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방산 브로커에 대한 대책으로 금년 7월 시행에 들어간 ‘무역대리점 중개수수료 신고제’ 이행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퇴직군인과의 유착 방지를 위해 퇴직자 취업제한대상을 ‘소규모 방산업체 및 무역대리점’까지 확대하고, 방산업체 관계자와 면담 시 의무적으로 그 내용을 신고하도록 행동기준을 개정한다. 기밀유지 위주의 ‘폐쇄적 무기획득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업체와 민간전문가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금은 과거보다 부패척결의 요구가 더욱 높은 상황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패척결이 출발점이며, 부패척결이 바로 되어야 다른 국정과제들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민권익위가 과거의 위상을 찾고, 반부패정책협의회가 활성화돼 반드시 반부패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서 국가 신인도도 향상되고 경제도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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