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여야 4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안보협력을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 4당 대표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난 자리에서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이라고 운을 떼고는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은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협치 공약이었다.
앞서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합동토론회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여야간 협력정치로 건강한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상설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5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실제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당시 야당 원내대표들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됐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성은 곧 현실화하는 듯했으나, 보수야당 측이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수야당 측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정협의체는 자칫 국회가 대통령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문제 제기와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만 국정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며 정의당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함을 강조하면서 안보를 고리로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상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마침 지난 21일 야당의 협조로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문 대통령은 협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보고 이날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상을 다시 꺼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보문제를 고리로 협력의 단초가 마련될 경우 가을 정기국회 등 향후 정치일정에서 협치의 외연이 넓어질 것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기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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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여야 4당 대표를 청와대상춘재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안보협력을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사진=청와대 제공 |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은 예정에 없었던 이른바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로 이동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벙커를 방문하면 거기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께 안보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할 수도 있다"며 "오늘 회동이 잘됐다는 방증인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날 벙커 방문은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한반도 안보를 총괄하는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안보 현황을 직접 브리핑함으로써 상황의 엄중함을 전하는 동시에 안보문제에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당초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회동에 대한 브리핑은 각당 대변인들이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이례적으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여야 4당 대변인들이 5개 항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 청와대 회동에 대한 공동발표문 채택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3월 17일 박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2년 6개월여만이다.
5개 항 공동발표문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또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국회의 초당적 역할의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여야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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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여야 4당 대표를 청와대상춘재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안보협력을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구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사진=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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