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국과 미국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미국으로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는 한미 FTA 체결 이전으로의 교역 조건 복원이 현실화될 경우 대미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등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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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중인 자동차./ 사진=미디어펜 |
미국은 FTA 합의에 따라 한국 자동차 관세(2.5%)를 2012년 협정 발효 후 2015년까지 4년간 유지하다가 2016년 폐지했고 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무관세로, 일본·유럽산 자동차(2.5% 관세율)보다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미 FTA 폐기와 함께 2.5%의 관세가 부활하면, 그만큼 미국 수출용 한국차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의 대미 수출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최근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미 FTA 폐기’로 인한 관세가 부활하게 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5만7007대)이 전년 동기 대비 14.4%나 줄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7월(-27.9%)과 8월(-24.6%)에 비해 판매 감소가 둔화되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달까지 미국 시장 누적판매량은 51만17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가운데 50% 가량이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건너가는 물량인 만큼, 관세가 부활하면 수출은 더욱 고전을 맞게 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를 넘어 완성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개정은 자동차 산업 전체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미 FTA 개정 또는 변화로 자동차 수출이 주춤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 공급하는 철강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직 개정협상이 공식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적자 주범으로 자동차 업계를 공식 지목한 만큼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되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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