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해병대 내부 구타와 가혹 행위가 육해공군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돼 근본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군형법을 위반해 군사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해병대 장병은 69명으로, 육군 28명, 해군 27명, 공군 24명보다 2~3배 가량 많았다.

특히 이 중 구타와 가혹 행위 혐의가 적용된 비율은 해병대가 69명 중 68명인 98.6%로 높았다.

김 의원은 해병대 장병이 전체 군 장병의 3% 수준인 2만여 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병대 내부의 구타와 가혹 행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28명 중 9명(32.1%), 해군은 27명 중 17명(63.0%), 공군은 24명 중 6명(25.0%)이 각각 구타와 가혹 행위 혐의로 처벌됐다. 

벌급 납부자 중 장교와 부사관 등을 제외한 병사 수도 해병대가 64명(94.1%)에 달했다. 육군은 22명(78.6%), 공군은 17명(63.0%), 해군은 9명(37.5%)이었다. 

아울러 각 군의 징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해병대의 전체 징계 884건 중 285건(32.2%)이 구타와 가혹 행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은 1만8151명 중 4640건(25.6%), 해군은 397명 중 78명(19.6%), 공군은 440명 중 77명(17.5%)의 비율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병대가 구타와 가혹 행위 같은 병영 악습에 관대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통계"라며 "국방부 주도로 해병대 병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해병대는 해명자료를 통해 "각 군 벌금 현황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이 아니고 벌금을 납부한 현황"이라며 "벌금 납부 현황만으로 해병대가 타 군보다 구타와 가혹 행위가 많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구타와 가혹 행위를 없애기 위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위반자를 찾아내 법과 규정에 따라 강력히 조치했다"며 "전군 최초로 민간인권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장병들의 인권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