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빚은 비극은 안산 단원고 학생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 국민이 우울증에 시달리며 소비심리가 위축돼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가 울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적으로 소비 위축이 찾아오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살아나 소비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음식점 등 유통업체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소비심리 위축은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 카드사의 경우 세월호가 침몰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개인 카드이용액이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평균 87억원(4.4%) 감소했다. 참사 한 주 전만 해도 전월 동기보다 하루 평균 13억원(0.6%)가량 증가했다.

   
▲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음식점 등 유통업체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뉴시스

홈쇼핑 업계도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CJ오쇼핑은 지난 19일과 휴일인 20일 매출이 전주에 비해 20.0% 줄었고, GS샵의 경우 지난 16~20일 매출이 전주와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사고 피해자들이 거주하는 안산권역 대형마트의 매출 부진은 눈에 띌 정도다. 이마트 안산지역 3개 점포(트레이더스 안산점, 이마트 시화점, 이마트 고잔점)의 매출은 이달들어 사고 직전까지(1∼16일) 지난해 동기대비 3.2% 신장했지만, 사고 후 나흘간(17∼20일)에는 0.4% 신장에 그쳤다.

대형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은 역사적으로도 반복돼 왔다. 실제로 지난 1995년 6월의 삼풍백화점 붕괴의 경우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1.2%로 직전 분기보다 낮았다.

미국의 경우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3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일어난 지난 2011년 일본 연간성장률를 -0.8%로 뒷걸음질 쳤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주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최근 14거래일 중 12거래일 하락했고 롯데쇼핑도 14거래일중 8거래일 하락했다. 신세계도 이달들어 주가가 3.63% 빠졌다.

   
▲ 전문가들은 그러나 애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고 발생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그 영향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뉴시스

증시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비심리 등 경제심리지표가 하락하고 민간소비 및 서비스업 활동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미국 911 테러 등 과거 국내외 사례를 감안하면, 세월호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소비지출, 서비스업 등 내수경기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애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고 발생 시점에서 멀어질수록 그 영향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그 근거로 "수출이 선진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1995년 상품백화점 붕괴 당시처럼 수출 회복에 힘입어 경기 회복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애도 분위기로 인해 억제 및 지연됐던 수요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되는 이월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술적인 관점에서 민간소비는 상반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