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6대 금융공기업이 지난 5년간 법 조치에 따라 발생한 비용의 99%를 채무자에게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대 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채무자 상대 법비용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6대 공기업이 지난 5년간 개인채무자 추심하며 발생한 법비용 총 1282억원 가운데 99%에 이르는 1271억을 채무자에게 부과했다. 

또한 채무원금을 초과하는 법비용 청구 건수가 341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금융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이 중 95%인 327건의 원금초과 법비용 청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6대 금융공기업의 지난 5년간 개인채무자 채권 추심 및 소멸시효 연장을 위해 소송, 경매 등 법적 조치를 취한 전체 건수가 2013년 약 7만5000건에서 지난해 약 22만건으로 4년 만에 3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지난 5년간 법 조치에 따라 발생한 비용의 99%를 채무자에게 부과해왔다. 

각 회사별로 2013~2017년 7월 사이의 소송‧경매 등 법적 조치를 살펴보면 기술보증기금은 6900건에 45억원의 비용이 발생, 채무자에게 45억원 전액 부과했다.

신용보증기금은 3만8000건에 26억원의 비용발생했는데 채무자에게 26억원 전액 부과했으며,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역시 4만9000건에 32억원의 비용발생했고 채무자에게 32억원 전액을 부과했다.

주택금융공사는 2만7000건에 77억원의 비용발생해 채무자에게 전액 부과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는 54만건에 940억원의 비용발생해 채무자에게 930억원을 부과했다.

예금보험공사도 10만건에 19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자, 채무자에게 180억원의 부과가 이뤄졌다.

전체적으로 개인채무자 상대 76만 여건의 소송과 경매가 이뤄졌고 그에 따른 비용의 99%인 1300억원을 채무자 본인에게 부담시켜왔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법적조치 비용에는 단순 법정비용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송과 경매를 전담하는 고문변호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포함돼 있다. 

일례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고문변호사들에 지급한 수수료가 총 311억원에 이른다. 이는 발생한 법조치 비용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제 의원은 “받아내야 할 돈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소송을 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비용을 채무자에게 전가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공기업 채무자들은 대부업체보다 더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추심에 오히려 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금융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소액채권에 대해서는 소송을 통해 추심과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없도록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구속력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