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대통합'논의가 이번주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이 오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과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의 징계 문제를 결정하고, 바른정당 통합파들의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두 당의 '보수 대통합'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탈당 결정을 내린 친박계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연일 센 수위의 발언을 쏟아내며 청산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을 주축으로 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보수통합의 기점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홍 대표가 무사히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최 두 의원이 홍 대표의 사퇴를 외치면서 벼르고 있고, 특히 서 의원 측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성완종 리스트' 녹취 파일도 뇌관으로 떠올랐다. 때문에 양 측이 거세게 붙으면서 친박 청산이 오히려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과 서·최 두 의원에 대해 징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위인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각 당사자에게는 주말을 지나 23일에 통보되면서 이로부터 열흘 후인 내달 1일까지가 자진 탈당 기한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분위기는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29일 한국당 부대변인단 52명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 대표에 힘을 실어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당 혁신위와 윤리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에 반발하는 서·최 의원에 대해 "원로 정객다운 의연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채 반발하고 있다"며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는 최고위원 중 9명 중 박 전 대통령 출당 찬성파와 반대파가 팽팽히 갈리는 것으로 알려지며, 홍 대표 측과 친박계의 판단은 서로 상충하고 있다. 홍 대표 측에서는 6대 3, 내지는 7대 2 정도로 찬성파가 우위를 점한다고 보고 있다.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대통합'논의가 이번주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친박계에서는 최고위에서 이를 부결시키고 홍 대표의 사퇴까지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만약 최고위에서 제명안이 부결되면 홍 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홍 대표는 최고위를 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에도 어려움이 있다. 현직 의원인 이들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구속 수감 중인 배덕광 의원을 제외한 106명이 참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71명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당내에서도 쉽지 않다는 예상이 나온다.

홍 대표 측에서는 당규 21조 3항 '탈당권유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10일 이내에 탈당신고를 제출하지 않을 때에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처리한다'는 문구에 따라, 최고위를 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거나 적어도 최고위를 통해 윤리위의 결정이 번복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는 같은 조 2항 문구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출당 건도 반드시 최고위를 거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3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오는 3일 최고위원회는 열린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아직 몇 대 몇으로 통과나 부결을 얘기하기 이르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이 가장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부결이 될 경우 홍 대표의 리더십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3일 전까지 최대한 물밑작업을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당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결심을 한 이상 최대한 제명의 찬성표를 던질 최고위원들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라며 "지금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3일 최고위가 열리면 그 설득이 끝났다는 얘기고, 만약 열리지 않을 경우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른정당 통합파들은 자유한국당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탈당 시기를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

통합파의 수장인 김무성 의원이 해외 국정감사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본격 탈당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고 귀국한 후 이틀 만인 29일 통합파 의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의원들은 한국당 합류 방식이나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특히 통합파 의원들은 바른정당의 당대표를 새로 뽑는 11월 13일 전당대회 이전에 탈당을 결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보수가 다시 단합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오늘 오후부터라도 동지들과 만나 상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국감을 마친 직후인 1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공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란을 우려해 통합 논의를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다만 유승민 의원 등 당내 자강파는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당권주자들은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착수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통합을 위해 의원총회에서 본격 논의가 이뤄질 것이며, 오는 1일 의총에서 통합파들은 탈당에 대해 중도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며 "하지만 자강파 의원들이 반발도 만만치 않아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통합파는 7~8명 정도 당을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단정하긴 이르다"면서 "더 많은 의원이 탈당 할 수도 있지만, 현재 자강파는 한명이라도 탈당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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